특히 황 권한대행이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다"거나 "국정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한 것이 실상을 호도한 측면이 강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양상이다.
그 이유로는, 우선 "이미 특검팀에 충분한 수사기간이 보장돼 주요 목적과 취지가 달성됐다"는 점을 들었다.
과거 특검 사례와 비교해 봐도 역대 최대 인력이 투입됐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기간까지 합하면 짧지 않은 시간동안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요 조사 대상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사실상 물 건너간데다 '비선실세' 최순실에 대한 내실있는 조사도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이는 억지 주장에 가깝다는 반박이 나온다.
특검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핵심 조사 대상 중 하나인 박 대통령과 대면조사를 추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앞서 비공개를 전제로 대면조사를 합의했던 박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지자 특검을 믿을 수 없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주요 피의자인 최순실 씨에 대한 조사 역시 난관의 연속이었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처음 소환된 이후 '건강상의 문제', '강압수사' 등을 이유로 들며 총 6차례나 불출석하며 시간을 허비했다. 이에 특검은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해 힘겹게 수사를 이어갔다.
최 씨는 검찰에 출석해서도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했다.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특검팀 질문에 촉각을 세우며 수사 내용을 탐색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도 덴마크 사법당국에 의해 억류가 길어지면서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특검팀이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힌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보강 조사도 시간 부족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는 등 이 재벌기업들에 대한 조사는 이제 한창이지만 접어야 할 형편이다. CJ나 SK등 타 기업 관련 조사는 아예 시작조차 못한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됐다'는 황 권한대행의 주장은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야권 관계자는 "'중앙지검에 인계해 부족한 수사를 이어가게 한다는 것은 결국 특검팀의 수사가 좀 더 연장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황 대행은 "수사가 미진할 경우 다시 정치권에서 협의해 새로운 특검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 정치상황에선 이 역시 공수표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정 안정'이라는 이유 역시 변명일 뿐이란 지적이다.
황 대행 측은 "특검 수사와 최순실 사태를 둘러싸고 매주 대규모 찬반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특검연장이나 특검법 개정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행해질 수도 있고 이럴 경우 특검 수사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17회째를 맞은 촛불집회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특검 수사 결과와 정부, 정치권의 소통 노력이 전제돼야 하며 단순히 특검 수사를 종결한다고 해서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