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탄핵심판 최종변론과 특검기간 종료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결정이다.
사실 박 대통령이 전날 저녁 헌재에 불출석을 통보할 때부터 황 권한대행의 선택은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박 대통령이 할듯말듯하다 돌아서며 성난 민심에 더욱 불을 지른 반면, 황 대행은 처음부터 별로 기대할 게 없었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대통령과 그 권한대행이 하루 간격으로 보여준 민심의 '역주행'은 막바지에 이른 탄핵국면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4당은 이날 황 대행의 결정에 대해 맹포격을 가했다.
앞서 야당은 "헌정사 최악의 결정을 내렸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박 대통령에게 제대로 은혜를 갚았다"(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국민적 분노와 정치적 책임을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황 대행은 방조범이 아니라 공범"(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의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야당 대선주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끝까지 나쁜 대통령이고 끝까지 나쁜 총리"라고 했고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도저히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스스로 박근혜 대통령의 종범임을 자백하고 역사의 죄인이 됐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측은 "황교안은 국정농단의 부역자가 아닌 국정농단 세력의 주범임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열을 올렸다.
야당의 이런 반응은 이번 특검팀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그동안 오만과 불통 이미지를 누적해온 황 대행이 끝내 특검연장안까지 걷어차 버리자 경쟁이나 하듯 일거에 반격에 나선 것이다.
탄핵정국 초반에 '이론적'으로나 거론됐던 '황교안 탄핵론'을 공식 언급하기 시작한 것도 국민들의 분노 수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