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보다 컸다는 친박집회에 병력은 1/12…과잉대응 비판

경찰, 관련 논란 억울하다며 집회추산 비공개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찰이 극우 성향의 탄핵반대 집회가 촛불집회 규모보다 컸다고 집계하면서 정작 병력은 1/12 수준만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박남춘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남동갑)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달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15개 중대 1200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오후 서울광장일대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친박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대형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찰은 당시 탄핵반대 집회 참가 순간최대 인원이 3만5000여 명이었다고 추산했다. 반면 같은 날 광화문과 종로, 남대문 일대에서 벌어진 촛불집회는 2만4000여 명이었다고 집계했다. 인원 추산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진 날이다.


경찰의 집계대로라면 촛불집회보다 탄핵반대 집회에 더 많은 경찰력이 투입됐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촛불집회에 12배 많은 인원이 배치됐다. 촛불집회에는 무려 184개 중대 1만2720명의 경력이 투입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촛불집회의 경우 경찰 1인당 1.6명을 담당한 반면 탄핵반대 집회는 경찰 1인당 30.8명을 담당한 셈이 됐다. 촛불집회에 대한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탄핵반대 집회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광화문 등의 경우 양측 충돌 가능성과 주요시설 보호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강남 쪽에는 주요시설도 없고 당일 탄핵반대 집회만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집계 논란에 맞서며 집회참가 인원 추산은 과학적 방식에 근거하고 경력 투입 규모를 산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12배나 차이나는 병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탄핵 찬반 양측 집회에서 참가자나 경찰 등에 대한 폭행 사건이 빈발해 경찰력 대응이 상대적으로 더 필요한 곳은 촛불집회 보다 탄핵반대 집회이기도 하다.

박남춘 의원은 "맞불보다 더 적었다던 촛불집회에 경력이 12배나 더 투입된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라며 "경찰이 여전히 편파적인 집회관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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