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은 지난 26일(한국시각)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6642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악천후로 대회 일정이 꼬여 최종일에만 23홀을 경기하는 등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지만 양희영은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2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자신의 LPGA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이번 우승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회 첫날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고 결국 우승으로 마무리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인 데다 대회 역사상 최저타수 우승 기록까지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종전 기록은 2007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2010년 미야자토 아이(일본)이 기록한 21언더파. 하지만 양희영은 이들의 기록을 1타 더 줄인 신기록과 함께 활짝 웃었다. 이번 우승으로 여자골프 세계랭킹도 11위에서 8위까지 끌어올렸다.
양희영은 27일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잔여 경기를 하느라 이틀 연속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완전 찌는듯한 더위와 승부를 했다"면서 "더위도 먹은 것 같고, 진짜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힘들었던 우승 경쟁을 소개했다.
이어 "특별히 준비는 없고 클럽하우스에서 쉬면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2년 만의 우승 비결을 털어놨다.
준우승한 유소연(27.메디힐)을 5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우승이지만 양희영은 "17번 홀이 끝나고서야 안정된 느낌이 들었다. 유소연 선수가 워낙 뛰어난 선수라 벙커샷을 하고 나서야 우승이겠구나 생각했다"면서 대회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이유는 분명했다. 양희영은 지난 시즌 준우승 2회, 3위 4차례 등 계속해서 우승 경쟁을 하면서도 결국 문턱을 넘지 못한 경험을 유독 많이 했기 때문이다.
양희영은 "(우승)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안타까웠다"면서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고, 남들이 뭐라 하든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우승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