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차명폰 '70여대' 개통…靑에 무더기 제공

27일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밤 늦게 구속 여부 결정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2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한형기자
박영수 특검팀은 27일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차명폰 70여대를 만들어 청와대 관계자 등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행정관은 차명폰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만 비서관, 정호성 비서관, 윤전추 행정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검조사 결과 차명폰끼리의 통화량은 '최씨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온 지난해 10월 24일 급증했으며 차명폰 중 일부는 최 씨가 검찰에 출석한 같은 달 31일쯤 한꺼번에 해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이 행정관의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경기도 부천의 해당 휴대전화 대리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특검은 전날 차명폰을 개통하고 '비선진료'에 깊숙이 개입한 이 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행정관에는 전기통신사업자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방조, 위증,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불출석)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이 행정관은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 문자를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보내며 이른바 '비선 의료진'이 청와대를 출입하며 박 대통령을 진료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행정관은 한 영상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입을 옷을 고르는 최순실씨의 휴대전화를 손수 닦아 건네는 모습이 포착돼 공무원 자격으로 최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병원인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을 청와대 경내로 안내해 박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인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은 수사 만료일 불과 이틀 전에 이 전 행정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행정관이 소환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했을 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구속영장 청구로까지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이 행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7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며 구속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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