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꺾었다. 8전 전패 끝에 상대 안방에서 거둔 통쾌한 승리였다.
백지선(50 · 미국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2차전에서 일본에 4-1 승리를 거뒀다. 대회 1차전에서 카자흐스탄에 0-4로 완패한 아쉬움을 날렸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거둔 첫 승리였다. 한국은 1982년 일본과 첫 경기 0-25 대패 이후 34년 동안 1무 19패로 허덕였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3-0으로 눌러 첫 승을 신고했고,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도 역시 3-0 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이라고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초라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일본과 특수한 관계 때문에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한일전은 치열하기 마련. 아이스하키는 그동안 일본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지만 최근 연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3피리어드 쐐기골을 넣었던 포워드 김원중(안양 한라)은 "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지금까지 계속 졌다"면서 "하지만 최근 3연승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 수 있다, 1골을 먹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자신감이 경기력에도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양 경기에 일본이 어린 선수들이 왔다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 생각으로는 젊어서 더 파이팅 있게 해서 힘들었다"면서 "오늘 붙은 정예 선수들은 아시아리그에서 붙어봤기 때문에 장단점을 다 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김원중은 "이번 대회 마지막 중국전을 잘 해서 은메달을 따서 좋은 분위기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면서 "또 4월 세계대회까지 잘 한다면 조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중국과 최종전에서 이길 경우 은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일본에 0-14 대패를 안는 등 2연패 중이어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최강 카자흐스탄이 26일 일본을 꺾으면 금메달을 차지하고, 일본이 승리하면 골득실 등 경우의 수를 따져 순위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