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른 행적은 발견하지 못해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끝내 미궁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
25일 특검 등에 따르면 특검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55) 원장과 부인 박채윤(48, 구속기소) 등에 대한 조사 결과,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비선진료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부적으로 결론냈다.
특검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세월호 7시간에) 박 대통령이 과연 뭘 했는지 최대한 조사를 해서 발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세월호 참사 당일에 주사 맞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도 세월호 당일에는 박 대통령을 시술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다만, 박 대통령이 평소에 수 차례 비선진료를 받은 정황은 확인한 상태다. 특검은 김 원장으로부터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최소 3~4차례 필러와 보톡스 등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진술을 얻어냈다.
정기양(58) 연세대 교수로부터도 비슷한 미용시술을 했다는 취지의 자백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특검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유의미한 행적을 어디까지 캐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논란이 되는 세월호 7시간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이미 특검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 있었던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를 토대로 박 대통령의 당시 행적을 복원하는 데 막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검은 전날 수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상대로도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등 강수를 뒀다. 이 전 행정관이 비선 진료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한 '키맨'이라는 판단에서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관저에는 머물고 있었으면서도 무언가 다른 행위를 하느라 세월호가 물에 가라앉고 있는 순간에도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구조지시 등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평상시 대통령이 수면장애로 잠을 잔 못잔다고 하니 늦게 일어났을 개연성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의미 있는 사실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세월호 구조작업을 지시한 흔적도 찾지 못했다.
또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여러 차례 전화를 했다고 했는데, 통화기록도 제출하지 않았다.
특검이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관저에 머물면서 업무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같은 '7시간의 행적 복원'을 위해 박 대통령의 10여년 단골 미용사로 알려진 정모씨를 최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당시 정씨로부터 미용 관리를 받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정씨로부터 머리손질을 받은 시간은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 가량이고 구조 작업에 필요한 조치는 다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검은 오는 28일 수사기간 만료 때까지 최대한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적을 추적조사 할 계획이다. 이후 3월 초로 예상되는 수사결과 발표일에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