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평양 한복판 '김정남 암살' 보도…심상찮은 北·中

겅솽 대변인 "진지하게 안보리 결의 집행할 것" 불편한 심기 노출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넘도록 관련 보도를 통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중국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관영CCTV는 24일 오전 아침뉴스인 '자오원톈샤(朝聞天下)'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을 10여분에 걸쳐 집중 보도하는가 하면 평양 특파원의 현장 리포트를 배치해 이목을 끌었다.

CCTV 자오먀오(趙淼) 평양 특파원은 북한이 사망 남성의 사인에는 의혹이 없고 심장 쇼크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의 신속한 시신 인도와 부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사망한 남성의 구체적인 신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CCTV는 이날 평양 현장 연결 외에도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브리핑'과 '한국 정부와 민간 반응' 등 전날보다 2배나 많은 분량으로 김정남 사건을 크게 다뤘지만 '김정남'의 이름은 명시하지 않은 채 전과 마찬가지로 '북한 국적 남성'이라고 호칭했다.

중국 언론은 김정남 피살 사실이 최초로 알려진 지난 13일 저녁 홍콩 언론과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김정남의 이름을 명시한 채 속보가 나왔지만, 다음 날부터 모든 매체에서 관련보도가 거의 사라지고 김정남의 이름도 명시하지 않는 등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CCTV가 김정남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조선중앙통신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막말성 비난을 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너절한 처사, 유치한 셈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명색이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가 줏대도 없이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도 저들의 너절한 처사가 우리의 인민 생활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며 핵 계획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제의 조선중앙통신 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써 중국은 엄숙하고 진지한 태도를 지속할 것이며 전면적으로 진지하게 안보리 결의를 집행할 것이고 자기가 맡은 국제 사회 의무를 잘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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