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호남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호남 민심이 문 전 대표 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24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료(21∼23일 전국 유권자 1천6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선관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2월 넷째주(21~23일) 조사 결과 전주에 비해 문 전 대표의 지지율(33%->32%)과 안 지사의 지지율(22%->21%)이 각각 1%p씩 하락했다.
전체적인 하락폭이 같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안 지사는 이번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이 18%로 지난주 조사보다 3%p 떨어졌다. 반면 문 전 대표는 32%에서 43%로 한 주 사이 11%p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안 지사는 호남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것과 달리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19%->23%) 부산·경남(17%->20%)에서는 지지율이 올라갔다. 반면 문 전 대표는 대구·경북(24%->19%), 부산·경남(33%->32%)지역에서 떨어졌다.
충청대망론으로 ‘중원’에서 지지를 받아왔던 안 지사의 충청 지지율도 8%p(34%->26%)나 하락해 1위 자리를 문 전 대표에 내줬다. 문 전 대표의 충청 지지율은 9%p(24%-> 33%) 상승했다
호남·충청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오르고 영남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이 올라 전반적인 지지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당내 경선을 앞 두고 문 전 대표를 추격하고 있는 안 지사 입장에서 호남의 지지율 하락의 타격이 크다.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첫 관문으로 경선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데 당 내 경선은 '집토끼를 얼마나 잡느냐'의 싸움이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 민심을 잡는 사람이 경선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안 지사는 2주 전인 2월 둘째주 (7~9일) 조사 당시에는 호남에서 전주보다 11%p 상승하며 호남에서의 '안풍(安風)'을 기대하기도 했다.
안 지사의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선한의지' 발언이 지지율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야권 성향이 강한 호남에서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월 4주차 집계(20~21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에 따르더라도 안 지사는 1.2%p 내린 19.2%로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안 지사는 이 조사에서도 호남지역인 광주·전라에서 6.9%(21.1%→14.2%)하락해 지역별 조사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7.3%p(31.3%→38.6%)오르며 상반된 지지율 흐름을 나타냈다.
당 관계자는 "호남은 어느지역보다 '정권교체'의 목소리가 높은데, 박근혜 대통령을 선의로 본다고 표현해서 안 지사를 통해서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남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듯 안 지사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이날 보성과 순천을 잇달아 방문했다.
안 지사는 이날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가진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동안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의 카드 저 안희정이라고 감히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발언 수위를 높이며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주장하는 등 집토끼 잡기에 주력했다.
25일에는 전북기자협회 초청 관훈토론회와 전주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