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김연명 "67세 상향 조정? 절대 반대"

- 연금기금 고갈, 계산으로만 가능
- 기금운용 투명성, 견제 균형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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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국민연금 얘기 좀 해 봐야겠습니다. 국민연금 받는 나이를 67세로 늦추는 방안. 67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 것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런 제안이 국민연금 연구원한테 나왔습니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반영하자 이런 얘기인데요. 논란이 상당합니다. 대체 내가 내고 있는 국민연금이 이게 어떻게 운용이 되고 있는 건지 그리고 늦추는 게 우리한테 유리한 건지 어떤 건지 국민연금의 대가 한 분에게 질문해 보죠.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연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은 지금은 어떻게 지급이 되고 있는 건지부터 확인을 해 주세요. 그러니까 현재는 만 61세가 되면 국민연금 받는 거죠?

◆ 김연명> 그게 지금 연령별로 다른데요. 예전에는 60세가 되면 연금을 받았는데 1953년도부터 56년생은 만 61세부터 받게 되고요. 1957년부터 1960년생은 만 62세. 그래서 1969년생부터는 만 65세에 연금을 수령받게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모든 사람들이 다 65세부터 연금을 받는 건 아니고요. 연령별로 좀 차이가 납니다.

◇ 김현정> 다 다르군요. 그러니까 제일 늦게 받는 경우가 69년생 이후 출생자. 65세부터 받는 게 가장 늦게 받는?



◆ 김연명> 그분들부터 만 65세에 연금을 받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되는 거죠. 사실 그것도 너무 늦는다고 불만이 많았어요. 아니, 65세부터 받으면 그 사이에는 도대체 퇴직하고 어떻게 삽니까, 이런 얘기가 나오던 차였는데 이번 보고서는 아예 67세로 더 조정하자, 더 늦추자 이렇게 얘기를 한 겁니까?

◆ 김연명> 그렇게 저도 지금 봤는데요. 67세로 그렇게 다른 나라도 하고 있으니까 조정을 검토해 보자 이런 아이디어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수님?

◆ 김연명> 저는 절대로 반대입니다.

◇ 김현정> 왜 절대 반대십니까?

◆ 김연명>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노인들의 소득상태가 굉장히 안 좋잖아요. 세계 최고 수준의 50% 가까운 빈곤율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하든지 공적연금을 좀 더 정상화시켜갖고 노인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좀 도와줘야 되는데 이걸 2년 더 늦추게 되면 노인들의 빈곤 상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워져서 이거는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보고서를 쓴 국민연금의 연구원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내가 지금 돈을 드리기 싫어서 안 드리는 게 아니라 노령화가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령인구가 너무 많아지고 있어서 국민연금의 자원고갈이 너무 심하다. 만약 이런 대책 안 세우고 그냥 두면 2060년이면 완전 고갈. 한 푼도 지급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거 어떻게 유지를 시켜보려면 상향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보고서란 거예요.

◆ 김연명> 좀 복잡한 문제인데요. 많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민연금 기금이 2060년에 고갈이 된다 이렇게 알고 있고 그거는 뭐 통계상 계산해 보면 그렇게 나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연금을 마치 일반 보험회사에서 운용하는 그냥 기금처럼 생각을 해서 기금이 없어지면 연금을 못 받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을 하시는데 그거는 그냥 제가 쉽게 표현하면 '하늘이 무너질까 봐 동굴에서 사는 것'과 똑같은 논리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연명> 그러니까 연금은 기금이 없어도 지급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가 지금 GDP의 한 35% 되는 600조 가까운 돈을 쌓아놓고 있는데요. 이것을 좀 쉽게 얘기하면 보험료를 하나도 안 걷고도 한 20년 이상 연금을 나눠줄 수 있는 돈의 크기예요.

◇ 김현정> 연금 지급에만 쓰게 돼 있는 돈이 그 정도가 있다, 쌓여 있다?

◆ 김연명> 네, 제가 왜 이 얘기를 했냐면 독일 같은 나라는 연금기금이 아예 없어요. 2주일치, 3주일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연금 다 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예를 들어 노인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1년에 100조 원이 필요하다. 그러면 젊은 분들한테 한 80조 원이나 90조 원은 보험료를 계속 낼 거 아닙니까, 인구가 존재하는 한. 보험료로 걷고 나머지 모자라는 부분은 국고에서 일부 보조를 해줘갖고 연금을 줍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라들은 기금 없이 독일처럼 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요. 오히려 기금을 많이 쌓아놓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미국처럼 오히려 소수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잠시만요. 제가 약간 헷갈리는 것이 그러면 2060년에 고갈이 된다고 할 때 그 고갈은 지금 쌓아놓고 있는 그 35%, GDP의 35%가량 되는 돈 쌓아놓고 있는 거 그거 빼고 고갈된다는 의미인가요?

◆ 김연명> 그렇죠. 다 없어진다는 얘기죠. 기금이 0원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2060년에 고갈되는 거 아닌가요?

◆ 김연명> 고갈되는 건 맞는데 기금이 고갈된다고 해서 노인들에게 연금을 못 주냐.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 김현정> 정부 예산으로 또 보충을 해 줄 수 있지 않느냐 이 말씀이세요?

◆ 김연명>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아예 기금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지금 우리나라 노인이 한 750만 명 정도 되는데 이분들한테 연금을 줘야 될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줘야죠.

◆ 김연명> 그러면 100조 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지금 현재 젊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잖아요, 이천 몇 백 만 명이.

◇ 김현정> 일하고 있죠.

◆ 김연명> 그분들한테 보험료를 걷어요. 그러면 그 보험료 총액이 한 80조 원 된다고 생각을 해 보세요. 그럼 그 돈 갖고 노인들한테 연금을 주잖아요. 그럼 20조 원 모자라게 됩니다.

◇ 김현정> 모자란 게 있죠?

◆ 김연명> 그거는 국고를 투입한다든가 아니면 보험료를 약간 올려가지고 충당을 할 수가 있어요. 이게 이제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을 통해서 연금을 주는 기본 원리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사기업, 사보험하고 똑같은 개념으로 국민연금 국가가 손해 하나도 안 보고 내는 돈으로만 주겠다 이런 마인드로 가면 안 된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김연명> 그렇죠. 사기업에서 생각하는 기금으로 국민연금을 자꾸 생각하게 되면 기금 고갈이 돼서 연금을 못 받을까 하는 이런 불안한 생각이 드는데 그거는 아예 머리에서 지워버리는 게 좋습니다. 나라가 망해도 연금은 지급이 돼요. 예를 들어 그리스 같은 나라 재정적으로 파탄상태이지만 다 연금 줍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가 현재 일하고 있는 분이 있으면 그분들한테 보험료를 걷어가지고 노인들에게 연금을 1년 단위로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금이 고갈 나서 연금을 못 받는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자꾸 기금 고갈됩니다, 고갈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바꿔야 됩니다, 저렇게 바꿔야 됩니다. 이런 얘기 왜 자꾸 흘리는 건가요?

◆ 김연명> 그 기금이 고갈되는 거는 수리적으로 계산해 보면 기금이 많이 쌓였다가 2060년에 기금이 고갈이 되는 걸로 나옵니다.

◇ 김현정> 그건 팩트예요.

◆ 김연명> 네, 그런데 2060년에 기금 고갈이 나게끔 방치할 수 없어요. 왜 그러냐면 한번 생각을 해 보세요. GDP의 50% 정도 되는 돈이 한 2040년대까지 쌓입니다. GDP의 50%면 어마어마한 돈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2060년이면 대략 20년 만에 0원이 돼요. 그러면 GDP의 50% 되는 돈이 주식에 투자돼 있고 부동산에 투자돼 있고 뭐 채권에 투자돼 있고 그럴 거 아닙니까? 현금으로 쌓아두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연금을 주식으로 줄 순 없잖아요. 그걸 팔아야 되잖아요. 그걸 유동성 문제라고 하는데. 그런데 기금이 GDP의 1%, 2% 정도 되면 그냥 시간 걸려서 팔면 돼요. 그런데 기금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걸 팔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붕괴가 돼요. 그러니까 기금이 많이 쌓여 있는 게 과연 좋은 거냐. 저는 그래서 맨날 적당히 쌓아둬야 된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인데, 그런 등등 복잡한 개념에 의해서 2060년에 기금이 고갈이 나는 건 계산상에 나온 얘기이지만 기금 고갈을 내서도 안 되고 앞으로 한 1, 20년 뒤에는 기금 고갈 시점을 조정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부 대책들이 나와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그 대책이 상향조정, 연금 받는 시기를 더 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 방법은 틀렸다 이 말씀이세요?

◆ 김연명> 네, 저는 틀렸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몇 살부터 받는 것이 옳다고 보십니까, 교수님 개인적으로는. 우리 상황 봤을 때?

◆ 김연명> 지금 이미 현행법에 65세로 그러니까 1969년생부터 65세부터 연금을 받게 돼 있기 때문에 이 법을 다시 당길 수는 없고요. 65세 이전으로 다시 돌릴 수는 없는 거고.


◇ 김현정> 법을 당겨서 고쳐서라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몇 살이 이상적이라고 보기는 하세요, 개인적으로는.

◆ 김연명> 저는 한 2, 3년 정도 앞당겨도 된다고 보는데요.

◇ 김현정> 오히려?

◆ 김연명> 현행 연금제도에 65세가 되지 않아도 연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조기노령연금이라고 하는 제도가 있어서요. 55세부터 연금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연금을 일찍 받게 되면 연금액이 깎여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김연명> 그래서 약간 좀 손해가 나타나는 현상이 있죠. 그런데 이 조기노령연금을 받는 분들이 최근에 굉장히 급증을 했어요. 워낙 노인들의 소득상태가 어렵다 보니까.

◇ 김현정> 안 좋다 보니까. 조금 덜 받더라도 빨리 받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지는 상황에서 늦춘다는 것은 이건 틀린 대책이다는 얘기를 해 주셨습니다. 지금 청취자 문자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 삼성 얘기하시는 분이 굉장히 많아요. 문형표 장관 얘기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가 낸 국민연금, 우리가 낸 돈. 그거 운용 잘못해가지고 소위 허튼 짓 해가지고 까먹고는 이제 와서 자원이 고갈되느니 고령화가 심하느니 그래서 상향조정 해야 되느니 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 분노 문자. 어떻게 보세요?

◆ 김연명> 저도 그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요. 연금을 전공하는 학자로서 국민연금기금이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그동안 누차 주장을 해 왔습니다. 쭉 주장을 해 왔었고요. 핵심적인 원인이 뭐냐.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냐. 저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투명성. 예를 들면 국민연금기금이 주식에 거의 100조 가까운 돈을 투자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종목에 얼마만큼의 돈이 들어가 있고 매입할 때 가격은 얼마고 지금 현재 가격은 얼마인지 이런 정보가 공개가 안 돼요.

◇ 김현정> 얼마나 손해봤는지 이거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어요?

◆ 김연명>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총량으로 연말 결산할 때 나오는데 실시간으로 보기가 힘들어요.

◇ 김현정> 만약 그러면 국민연금에 주식투자하는 사람이 실수로 잘못 판단해서 엄청나게 손해 봤어요, 주식투자 잘못해서. 이 사람한테 책임 묻습니까, 안 묻습니까?

◆ 김연명> 고의적일 경우 혹은 불법적일 경우는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불가항력인 경우 있잖아요.

◇ 김현정> 고의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잖아요, 주식투자라는 게.

◆ 김연명> 그래서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데요. 일상적인 관리감독체계. 지금 현재 기금운용 체계는 기금운용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외부적으로 정보가 공시되는 것이 굉장히 약하고요. 투자 내역도 잘 알 수 없고 그다음에 기금운용본부가 그분들도 사람인 이상 실수할 가능성도 있고 잘못될 가능성도 있잖아요. 그래서 외부에서 그걸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있어야 돼요. 그런데 그런 견제와 균형 장치가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에 이번에 삼성전자-제일모직 합병 사태가 발생한 거고 그래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훼손했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 김연명> 이런 사태가 발생이 안 되도록 차제에 올해 2017년에는 또 국민연금 재정 상태를 다시 재계산해야 돼요. 그래서 입법을 다시 법을 고쳐야 하는데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좀 없애기 위해서 아주 혁신적인 대책을 세워야 될 때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김연명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연명> 네.

◇ 김현정>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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