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사건, 北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동력 제공"

맥마스터 부친도 한국군 참전용사...트럼프 정부 엉뚱한 대북 정책 내놓지는 않을 것

15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北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피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터진 김정남 피살 사건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도록 하는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그는 또 대북정책에 대해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트럼프 정부가 완전히 엉뚱한 정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해당 고위당국자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3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그동안 미국은 지난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이후 재지정 움직임은 계속 있어왔다”면서도 “그동안에는 모멘텀이 형성이 안 돼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테드 포 하원의원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입법을 제출한 상황에서 "최근의 북한 움직임(미사일 도발 + 김정남 피살 사건)으로 말미암아 모멘텀이 강화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국회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해서,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관련 사실을 완전히 평가해서 발표하게 되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 의회 차원에서 새로운 동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당국자는 “현재 미국 의회에서 북한제재법을 제정하는 등 여러 제재가 가해지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드 포 의원 외에도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이 “이번 김정남 살해 사건은 북한의 기만행위를 또다시 부각시키고 있다”며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미국 내 북한 관련 여론도 악화되고 있어 실제로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 당국자는 이번에 맥마스터 미 육군 중장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점도 우리나라에는 좋은 신호라는 해석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육군 3성 장군이면 한미 안보의 중요성을 모를 리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며 "맥마스터 장군의 부친이 한국전 참전 용사인 점 등을 감안하면 나름 협력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대북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서도 “1990년대 이후 대북 문제를 다뤄온 미국과 우리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아주 엉뚱한 결과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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