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진한 한숨을 내쉬었다. 코트 안에서 경기를 조율해야 할 세터 강민웅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신 감독을 '봄 배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았다.
한국전력은 2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6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세트 스코어 2-3(23-25 25-23 26-24 16-25 11-15)로 무릎 꿇었다.
이날 한국전력은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3세트를 내리 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4세트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더니 결국 5세트까지 상대에 헌납하며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패배는 신영철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신 감독은 "할 말이 없다.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면서 "승점 3점을 반드시 챙겼어야 했다.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세터 강민웅에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강)민웅이의 토스가 매 라운드 초반에는 좋다가도 마지막에 꼭 흔들린다"며 "지금은 당시 생각했던 편차보다 크지는 않지만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마음 다치지 않게끔 잘 다독일 생각이다"라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강민웅의 기를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정신력이 약한 강민웅을 위해 심리학 교수와 면담 자리를 만들어 줄 만큼 정성을 쏟았다. 강한 질책보다는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대화도 많이 나눴다. 더이상 해줄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신 감독이다.
이제는 강민웅 스스로가 달라져야 하는 시점이다. 심 감독은 "(강)민웅이가 간혹 경기 중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점은 반드시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하고 "'봄 배구'를 위해서라도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민웅이가 달라지지 않으면 팀도 덩달아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갈길 바쁜 한국전력은 3연패 늪에 빠졌다. 더이상 '봄 배구' 안정권이라 할 수 없는 처지다. 강민웅의 어깨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신 감독의 주문. 과연 강민웅이 어떤 해법을 찾아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