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는 23일 4학년 생도 3명이 성매매 관련 비위행위가 적발돼 퇴교 조치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일 정기외박을 나간 뒤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했거나 동료 생도가 성매매를 할 수 있게 금전을 제공했다고 한다.
육사는 "한 생도의 제보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서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한 것과 별도로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3명 모두 퇴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육사 졸업식을 불과 하루 앞둔 터였다. 4년간의 고된 훈련이 아무런 보람도 없이 정든 교정을 떠나야 했기에 군 안팎에서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의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육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성범죄는 심각한 군 기강 해이이자 사관생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어서 무엇보다 엄정히 다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사 관계자는 너무 가혹한 조치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4년간 생활해온 생도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사 내에선 2013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당시 육사는 한 달이 멀다하고 잇따른 성추문에 명예가 땅에 떨어진 채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해 5월에는 축제를 빌미로 대낮에 음주회식을 한 남자 상급생도가 여자 하급생도를 교내에서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7월에는 4학년 생도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16세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고, 8월에는 3학년 생도 9명이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숙소를 무단이탈해 주점과 마사지 업소를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구타나 가혹행위 등의 사고가 있긴 했지만 사관학교에서 성 관련 범죄가 발생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더구나 결혼 및 이성교제, 흡연, 음주를 금지하는 이른바 '3금 제도'가 완화된 가운데 터져나온 것이어서 후폭풍이 더욱 컸다.
육사가 특히 성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성매매와 성폭행, 절도, 하극상, 폭행 등으로 징계를 받아 퇴교 조치된 3군 사관생도만 140여명에 달한다.
단순히 사후 처벌과 옥죄기만 할 게 아니라 생도들의 자기 통제가 해이해지지 않도록 하는 참되고 강직한 군인상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배인 군 수뇌부들의 모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