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전북은 2017년을 내려놓았다

우승 부담 내려놓고 경기의 질 높이는 데 주력

전북 현대와 최강희 감독은 2017년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 집중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강희 감독과 전북 현대의 매 시즌 목표는 ‘다관왕’이었다. K리그 클래식은 물론,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분명한 목표와 함께 매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은 다르다.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지난 10년의 숙원을 풀었지만 새 시즌 시작이 임박해 AFC 출전관리기구는 전북의 2017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했다. 과거 소속 스카우트가 심판 매수를 시도해 받은 징계를 이유로 출전권을 회수했다.

어쩌면 2017년의 가장 큰 동기부여일 수도 있었던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는 소식은 분명 청천벽력과도 같은 악재다. 최강희 감독은 물론, 공격적인 영입으로 매 시즌 기대가 컸던 전북 서포터에게는 2017년이 ‘등대가 사라진 바다’와 같을 수 있다.

과연 전북은 2017시즌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최강희 감독은 “올해는 선수들에게 목표를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최강희 감독은 매년 1월 4일 새 시즌을 대비해 선수들을 소집해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강조했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만큼 다른 목표가 필요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팀의 숙원을 풀었다. 그래서 올 시즌은 즐기자고 했다”면서 “즐기자는 이야기가 경기를 소홀히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여유를 갖고 경기의 질을 높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승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나 강박 관념은 내려놓고 여유 있게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도 분명한 의지를 다졌다.

매 시즌 K리그가 시작하기 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전북이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최강희 감독의 2017시즌 준비도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FIFA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휴식도 많이 못 했고 훈련도 늦었는데 큰 부상자가 없어 다행”이라는 최강희 감독은 “그동안 일주일에 두 경기씩 하느라 고민이 많았는데 올해는 3월에 3경기뿐이다.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좋은 데 활용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우승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여유 있게 새 시즌을 시작하는 전북이지만 그래도 고민은 있다. 바로 오랫동안 골문을 지켰던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의 이적이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권순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지만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꼭 절대적인 것만은 아니다”라며 “권순태가 나간다고 해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계획은 없다. 권순태라는 벽에 막혀 홍정남과 김태호, 황병근이 꽃을 피우지 못했을 뿐이다. 불안이 아닌 믿음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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