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9개월…경찰서에 남녀공용화장실 '떡'

시민단체 관계자 "부끄러운 일"

경찰청 안 남녀공동화장실. (싸진=조시영 기자)
경찰이 지난해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전국의 남녀공용화장실을 대대적으로 정비했지만, 광주지역 일부 경찰서와 지구대에는 남녀공용화장실이 그대로 남아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은 CBS 노컷뉴스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 또한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발생한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없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모아졌던 남녀공용화장실. 하지만 민원실과 교통조사계 등이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별관 3층에는 여전히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이 있다.

민원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인데 2층에는 남자화장실만 있어 여성들의 경우 3층 공용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장실 안에는 최소한의 칸막이도 마련돼 있지 않은데다 음주 단속에 적발된 피의자들과 취객들의 출입이 잦아 범죄가 발생할 우려도 존재한다.

광주 북구의 동운지구대도 1층 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경찰은 오히려 무슨 문제가 되냐고 반문하는 등 이에 대한 문제 의식조차 없다.

광주경찰청은 민간의 남녀공용화장실에 대한 실태를 파악했지만, 정작 경찰서와 지구대 공용화장실에 대해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는 "민간부분도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많이 좋아졌는데 공공기관에서 남녀공용화장실은 정말로 있어서는 안된다"며 "특히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서와 지구대에 남녀공용화장실이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부분으로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의 척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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