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北 국가범죄 가능성…테러국가 낙인 찍히나

말레이 당국, 완강한 태도로 북한 비판…美 의회는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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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 직원을 용의자로 추가하면서 북한이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자는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2일 2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정남 암살 연루자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1명과 고려항공 직원 1명를 추가했다.

북한 외교관까지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이번 사건에 북한 정부가 연관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은 더욱 커졌다.


북한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 자체를 부정하는가 하면 부검 역시 자신들이 입회하지도 않았고 허락하지도 않았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의 생떼 쓰기에 말레이시아 당국자들이 격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는 단교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지경이 됐다.

북한이 용의자 소환을 거부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시작으로 인근 동남아국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다.

앞서 공화당 소속 테드 포 하원의원은 지난달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공식 발의했다.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미 의회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논의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이번 피살사건과 관련해 미 정부 측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이란과 수단, 시리아 3개국만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다.

1987년 KAL기 폭파 사건으로 테러지원국에 지정된 북한은 2008년 핵 검증에 합의한 뒤 9년째 제외됐다.

테러지원국은 미국 국무부가 테러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한 국가로 지정한 나라로 무기 수출 금지와 무역 제재 조치 등이 이뤄진다.

북한은 지난해 제4차 핵실험을 한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2270호를 채택함에 따라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70여개 회원국이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추가로 3개국이 제재 의무를 이행했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에 이어 테러지원국 재지정 위기에 봉착한 북한이 '국제적 왕따' 신세를 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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