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이 참여한 한국어-영어, 영어-한국어 번역 대결에서 구글 번역기가 총점 2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파파고는 17점으로 2위, 시스트란 번역기는 15점으로 3위였다.
구글 번역의 품질이 네이버와 시스트란 번역보다 산술적으로 2배 가까이 낫다는 평가다.
구글은 2015년 9월 새로운 번역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16개 언어 조합의 번역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경망 기계 번역(NMT) 기술 덕분에 번역 품질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구글은 알파고를 만든 회사라 그런지 번역 수준이 상당히 놀라웠다"며 "시스트란은 비즈니스 전문 번역 회사여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작년 8월 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출시했고, 같은 해 12월 NMT 기술을 적용한 후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세계 1위 기계 번역 회사인 시스트란에 앞선 것도 소기의 성과로 평가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파파고는 현재 베타 서비스로 NMT 기술 적용이 200자로 제한돼 있다"며 "이번 대결에서는 200자가 넘는 문장을 번역했기 때문에 NMT가 아닌 기존 통계 기반 번역(SMT)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인간 번역사가 60점 만점에 49점을 받아 AI 번역기보다 월등한 점수를 기록했지만, 통·번역 부문에서는 AI가 아직 인간 수준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어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세 가지 AI 번역기에 대한 절대 평가에 더 주목했다.
행사 주최 측이 각 회사의 서비스명을 익명처리 했으나, 업계 안팎의 높은 관심도에 금세 소문이 퍼졌다.
행사를 주최한 국제통역번역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번역기의 순위는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며 "협회에서는 순위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