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에 독극물 묻혀 김정남 얼굴에 문질렀다"

말레이 경찰청장, 범행 수법 공개 "남성 용의자가 여성들 손에 액체 발라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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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은 당초 스프레이나 독침, 혹은 독 묻은 손수건에 의해 암살당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여성 용의자들이 맨손에 독극물을 묻혀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자세한 범행 수법을 새로 공개했다.

바카르 청장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맨손'(bare hands)‘으로 독극물을 김정남의 얼굴에 문질렀다고 말했다. 남성 용의자가 이들에게 차례로 손에 액체를 발라준 뒤 여성 용의자 2명이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이 묻은 손을 문질렀다는 것이다.


바카르 청장은 "CCTV를 보면 여성 둘이 손을 들고 이동한 뒤 화장실에서 손을 씻었다. 이미 독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여성들도 이미 계획된 팀이고 예행연습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 용의자가 맨손에 독극물을 묻혀 김정남 얼굴에 문지르는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범행 뒤 급히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갔다는 것은 액체의 독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말레이 경찰은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참여했다”는 여성들의 진술은 사실이 아닌 것을 판단했다. 그러나 사용된 물질의 종류는 아직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말레이 경찰은 지난 19일 신원 미상의 북한 국적 남성이라며 사진만 공개했던 북한 국적자 2명의 신원도 이날 공개했다.

경찰청장이 공개한 북한 국적 연루자는 각각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다. 이들은 아직 말레이시아에 체류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말레이 경찰은 수사상 필요하다며 북한 대사관측에 현광성,김욱일의 면담을 요청했다.

비록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이 '암살의 배후가 북한이냐'는 질문에 “아직 수사중인 사안”이라며 즉답을 피하긴 했지만, 이날 북한 당국 직원은 물론 국적 항공사 직원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공개한 것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북한 배후설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바카르 청장은 김정남 아들 김한솔의 입국과 관련해 “지금까지 나온 입국설은 모두 루머이며 유족이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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