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아동 98명 행방 묘연…제2의 원영이가 두렵다"

- 입학 앞둔 아동 전수조사…98명 어딨나
- 지난해 가정 내 아동학대 대거 드러나
- 신고의무만 지켜졌어도…아쉬움
- 아동 전수조사 아직도 허점 많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공혜정(아동학대방지 시민모임 대표) ■ SNS 참여 : 페이스북[클릭]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야 하는 어린이 가운데 98명. 98명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이 어린이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거죠.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약 1년 전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한 사건 때문입니다. 바로 부모의 학대로 숨진 7살 원영이 사건. 기억들 하실 거에요. 아직도 그 트라우마가 가시지 않았는데 도대체 98명의 어린이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혹시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건 없을까요? 지난해 원영이 사건을 세상에 처음으로 공론화한 분.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공혜정 대표 연결을 해 보죠. 대표님, 안녕하세요.



◆ 공혜정>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소재가 불분명한 98명. 그러니까 취학통지서를 보내도 그걸 받지 않고 학교에도 등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는 건가요?

◆ 공혜정> 그렇죠.

◇ 김현정> 경찰이 이제 수사를 한번 시작해 보겠다는 건데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 공혜정> 그렇죠. 작년에 너무 충격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작년에도 전수조사를 통해서 너무 끔찍한 일들이 드러났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사진=자료사진)
◆ 공혜정> 올해도 같은 일이 또 생길까 봐 또 두렵고 또 내년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 굉장히 많이 두렵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동학대가 아니라 다른 이유. 예를 들어서 장기여행을 가족들이 갔다든지 다른 사정 때문에 등록, 취학 등록 안 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공혜정> 그럴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그러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보통 부모들은 아이의 입학소집이라든지 취학이 된다는 경우는 적극적으로 아이 교육을 위해 나서지 않습니까?

◇ 김현정> 하기는 애가 초등학교 가는 건 부모들한테 큰일이거든요. 이거를 잊을 수 없거든요.

◆ 공혜정>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집일에 오지 않았거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은 아동학대에 의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굉장히 좀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방치된 아이일 가능성이 크다. 방치됐다는 건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말씀. 그러네요, 듣고 보니. 생각해 보면 원영이도 그랬어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원영이도. 그때 이 부모 수상하다. 아이가 실종됐다고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는데 수상하다 해서 언론에 처음 제보하신 게 공 대표님이시죠?

◆ 공혜정> 우리 평택에 있는 회원 하나가 전단지 붙어 있는 걸 보고 그걸 찍어서 저한테 보냈어요. 그런데 실종 내용이 아무래도 이상합니다라고 이렇게 보내왔더라고요.

◇ 김현정> 부모가 아이 실종됐다고 전단지 돌리는데 내용이 어떻게 이상했어요?

◆ 공혜정> 그러니까 무슨 외갓집을 갔다 뭐 그래서 부모가 모른다 이런 식으로 붙어 있었는데 이미 학교에서는 입학 유예신청을 하고 난 다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전단지 붙인 게.

◇ 김현정> 입학 유예신청을 해 놓고?

◆ 공혜정> 네네. 그런데 무슨 외갓집을 갔다 그런데 실종이 됐다. 외갓집에서 실종이 됐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은 전단지가 붙어 있으니까 평택에 있는 우리 회원이 보내왔어요. 제가 아무리 봐도 이건 상식적이 아닌 것 같아서 제보를 드린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됐던 거에요. 사실은 부모가 전단지 붙이고 다니고 애타게 찾는 것 같고 하면 아유, 안타깝다, 실종됐구나 이러고 넘길 수도 없는 거였는데 관심을 가지면서 드러난 거에요.

◆ 공혜정> 네.

◇ 김현정> 그래요. 이렇게 작년 한 해 동안 알게 모르게 벌어진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꽤 많았죠.

◆ 공혜정>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전수조사로 밝혀진 아동학대 사건도 있었고 전수조사가 아닌데도 발견이 된 아동학대 사건이 또 여러 건 있었죠.

◇ 김현정>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어떤 사례 기억나세요?

◆ 공혜정> 작년에 인천 소녀가 탈출했어요, 2015년 12월 달에. 그래서 그 당시 슈퍼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전수조사를 한 계기가 되었고요.

◇ 김현정> 그 CCTV 기억나요. 3학년, 4학년 된 아이인데 정말 골반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있던 그 아이 사건?

◆ 공혜정> 네, 맞아요. 그런데 슈퍼 주인이 부모한테 아이가 물건을 훔쳤는데 부모한테 연락을 한 게 아니라 이거 수상히 여겨서 경찰에 연락을 한 게 정말 큰일을 하시고 감사하게 된 일이고요. 그래서 이것으로 인해서 전수조사를 하게 되었고 그 전수조사 결과로 인해서 사망해서 묻혀 있던 아동들이 발견이 됐고요.

◇ 김현정> 맞아요. 어떤 사례들 특히 기억나세요. 충격적이었던 게 뭐가 있죠?

◆ 공혜정> 부천에 신학교 교수가 자기 딸을 사망하게 해서 1년 동안 백골로 만들어놓은 사건이 1년 정도 이후에 발견이 됐고요. 청주 암매장 사건의 경우는 친모가 살해를 하고 5년 정도 이걸 암매장하고 묻어놓고 있다가 전수조사로 압박이 들어오니까 유서를 써놓고 사망한 경우가 있었고요.

◇ 김현정> 친모가 아이를 암매장 해 놓았던 친모가 전수조사가 들어오니까 스스로 자살했던 그거 말씀하시는 거군요?

◆ 공혜정> 네네. 그리고 계부는 아예 암매장한 장소를 끝까지 경찰한테 알려주지 않았어요. 시신이 발견되면 더 큰 처벌을 받게 되는 걸 우려를 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끝까지 아이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요.

◇ 김현정> 여태 못 찾은 겁니까, 여태?

◆ 공혜정> 네네.

◇ 김현정> 그 사건이 그렇게….

◆ 공혜정> 정말 안타까워요.

◇ 김현정> 그렇군요. 청주 암매장 사건.

◆ 공혜정> 그리고 부천에서 친부모에 의해서 시신이 훼손된 아주 끔찍한 사건이 있었잖아요. 부모에 의해서 학대로 사망을 했는데 이게 드러날까 봐 아이의 몸을 시신을 훼손을 해서.

◇ 김현정> 훼손해서 냉장고에 넣어놨던 그 사건?

◆ 공혜정> 네네. 그 경우는 4년 만에 발견이 됐고요. 통영에 큰딸 암매장 사건이라고 그 사건도 전수조사 압박이 들어오니까 놀이터에서 실종됐다 이렇게 거짓 진술을 하다가 끝내 밝혀졌는데 이 아이도 5년 만에 백골로 발견이 됐어요. 그러니까 원영이 같은 경우도 만약에 이런 전수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 아이도 오랫동안 발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그렇기 때문에 이 전수조사가 정말로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는 계기가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사건들 재판정마다 다 따라다니면서 하나하나 모니터하셨다면서요?

◆ 공혜정> 대부분 가려고 하는데 한두 번 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가능하면 가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 보는 사람들 심경도 말이 아닐 것 같은데 보면서 어떤 생각드셨어요?

◆ 공혜정> 그러니까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보다 아주 상세하게 재판 내용에서 나옵니다.

◇ 김현정> 그렇겠죠.

◆ 공혜정> 그걸 지켜보면 정말 뭐라고 해야 할까 숨이 가빠질 정도로 정신적으로 너무 충격이 크고 힘들고요. 그 다음에 그 가해자들을 직접 대면하면서 재판을 방청을 하잖아요. 정말 그 분노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올라옵니다.

◇ 김현정> 재판 심경은 그렇고 재판들 쭉 지켜보시면서 참 이거는 안타깝더라. 예를 들어 증거가 불충분해서 제대로 구형이 안 된다든지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드실 것 같은데요.

◆ 공혜정> 그렇죠. 이런 아동학대사건의 경우는 시신이 있는 경우는 시신을 검안해서 그게 증거가 되거든요. 그런데 시신이 없는 경우 그리고 오래돼 가지고 백골화가 돼가지고 이거에서 더 이상의 증거를 찾아낼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청주 암매장 사건 같은 경우 시신조차 없기 때문에 계부에 대해서는 사체은닉, 유기 이 정도로 해서 항소심에서 3년이 선고된 걸로 끝났고요. 또 제가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건이 두 가지가 있는데.

◇ 김현정> 뭔가요?

◆ 공혜정> 아까 말씀드린 부천 사건 같은 경우 부모에 의해서 시신이 훼손된 경우.

◇ 김현정> 훼손된 시신이 냉장고에서 발견됐었죠.

◆ 공혜정> 정말 그거는 제가 너무 안타까웠는데요.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의하면 방임도 아동학대의 한 유형이거든요. 그리고 그 방임에는 교육적 방임도 포함이 돼 있단 말입니다. 의무교육을 시키지 않거나 학교에 이유 없이 7일 이상 보내지 않으면 교육적 방임에 해당이 돼요. 그런데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 지정이 돼 있어요. 그렇다면 무슨 말이에요? 7일 이상 학교를 보내지 않는다면 교사는 반드시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신고도 안 돼 있었습니까, 그때?

◆ 공혜정> 신고도 안 돼 있었죠. 그러면 이 아이가 학교를 안 나온 당시 수개월 동안 감금이 돼 있었기 때문에 그때만 이 아이에 대한 아동학대 조사가 들어가서 집을 방문했다면 아이가 살아 있을 때 발견할 수 있었고 죽지 않고 그렇게 끔찍하게 시신이 훼손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적어도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장치는 있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네요.

◆ 공혜정> 그런데 그게 지켜지지 않은 것이고요. 또한 부천 신학 교수에 의해서 사망이 된 여중생 사건 같은 경우는 아이가 학대를 당하다 못해서 중학교 입학하고 얼마 있다가 가출을 했어요, 맞다 못해가지고.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찾아갔는데 그랬는데 담임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고 아이를 그냥 잘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냈죠.

◇ 김현정> 맞아요. 기억나요.

◆ 공혜정> 만약에 그걸 아동학대라고 아이의 말을 좀 더 믿어주고 아동학대로 신고를 했다면 이 아이 역시도 구출될 수 있었는데 이 아이는 담임 선생님께서 돌려보낸 그날 맞아죽었거든요. 물론 너무 안타깝죠. 그렇다면 담임 교사가 그럴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겠지만 그냥 신고 의무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셨더라면 이 아이만은 구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지난해 많은 사건을 겪으면서 온 국민이 놀랐고 그래서 법적인 제도적인 허점들도 많이 고쳐졌습니다. 고쳐진 걸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점 뭐가 있을까요?

◆ 공혜정> 그러니까 전수조사는 이미 사망한 아동을 발견하는 일에는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죠. 이제부터 매년 전수조사 하는 거죠?

◆ 공혜정> 그렇죠. 전수조사를 하면 발견되는 거죠.

◇ 김현정> 발견되는 거죠?

◆ 공혜정> 학대를 당하고 있거나 방치되고 있거나 사망한 아이들이 발견이 되는 거죠. 그 이전에 살아 있을 때 발견하거나 이런 역할보다는 이미 어떤 일이 벌어진 다음에 발견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해외에 체류 중. 특히 다문화가정에서 아이를 데리고 출국을 한다든가 이런 경우는 전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요. 또 영유아 검진에서 영유아의 학대를 많이 발견하고자 검진이 실시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영유아검진을 몇 개월마다 한 번씩 꼭 의무적으로 하게 돼 있거든요. 어떤 아이가 계속 빠진다? 이상하다. 이것도 신고가 들어가야 된다는 얘기군요.

◆ 공혜정> 네. 그래서 그런 효과도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이 영유아검진이 의무이기는 하는데 처벌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안 해도 처벌은 없는?

◆ 공혜정> 네네. 그래서 저는 의무검진을 안 받으면 의료방임으로 처벌받도록 해야지 아동학대를 최적의 장소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네요.

◆ 공혜정> 이만큼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역할이 굉장히 지대하다고 생각되고 있고요. 또한 아동학대를 발견할 수 있는 최일선의 장소라고 정말 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들께서는 깊이 인식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아예 출생신고조차 안 해서 그 영유아 전수조사망에서도 걸러지는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을까요?

◆ 공혜정> 보통의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출산 신고는 하겠죠.

◇ 김현정> 물론이죠.

◆ 공혜정> 그런데 미혼모라든지 아니면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예전 같은 경우는 출생신고 안 하고 입양을 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출생신고를 등록이 되어야지 입양이 된대요. 그렇다 보니까 아예 출생신고를 안 하고 기록에 남으면 안 되니까 인터넷을 통해서 매매를 한다든가 영유아 살해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에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전수조사를 통해서 98명의 어린이가 소재가, 행방이 묘연한.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이 상황 작년에 이어서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허점은 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봤고요. 아무쪼록 이 98명 우리가 못 찾은 거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빨리 연락이 닿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공혜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동학대방지 시민모임의 공혜정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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