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구명 호소 편지', 軍 정보당국이 최초 입수

이메일 해킹 등 공격적 대북첩보활동 활발…국정원은 김정남 지문 확보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이 생전에 이복동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낸 구명 호소 편지의 사본을 군 정보당국이 최초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남이 생전에 자신과 가족을 해치지 말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김정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편지에서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면서 "자신들은 갈 곳도 피할 곳도 없고, 도망가는 길은 자살밖에 없다"는 취지로 선처를 호소했다.


이처럼 구체적 편지 내용까지 확보할 수 있던 배경에는 우리 정보당국의 공격적인 첩보활동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편지의 경우는 군 정보당국이 지난 2012년 이메일 해킹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고위 관계자는 "국회 정보위에서 보고된 김정남의 편지는 군 정보당국이 입수해 현재 사본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음만 먹으면 북한 최고 권력층 내에서 은밀히 오간 서신의 내용도 파악할 수 있음을 과시한 셈이다.

국정원의 경우는 김정남의 지문도 생전에 그가 들렸던 말레이 현지 식당에 남긴 그릇 등을 통해 채취했고, 이를 통해 숨진 '김철'과 동일인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남은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김정은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이 편지는 2010년 6월29일 팩스를 통해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편지에서 "얼마 전 저와 제 가족과 연관있는 사람이면 모조리 살생부에 올려 국가안전보위부 것들이 잡아갔다"며 "국가안전보위부 것들의 후계자에 대한 과잉충성 때문인지 후계자의 지시인지 모르나 인터넷상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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