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문경은 감독은 최근 루키 최준용에게 종종 1번(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긴다. 2m 장신이지만, 농구에 대한 센스가 있기 때문이다. 4연승 과정에서는 8일 LG전, 10일 삼성전에서는 김시래, 김태술 등 상대 1번 수비도 맡겼다.
덕분에 김선형의 폭발력이 업그레이드됐다.
그동안 김선형은 홀로 1번을 맡았다. 패스에 더 신경을 쓰다보니 장점인 공격이 조금 죽었다. 매번 공을 가지고 넘어오는 것도 체력적인 부담이었다. 하지만 최준용이 김선형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문경은 감독은 21일 kt전을 마친 뒤 "선형이 체력을 세이브 해줄 때 준용이가 1번을 본다. 테리코 화이트도 1번이 가능하지만, 거의 24초 내내 공을 가지고 있는다"면서 "1~2쿼터 준용이가 무득점이었지만, 상대 존 수비에서 어시스트 4개를 기록했다. 그런 기량을 바라고 준용이를 1번으로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준용이 1번을 같이 보면서 김선형도 체력을 아낄 수 있다. 특히 kt전 3쿼터에도 벤치에서 쉬고 있다가 투입돼 연달아 속공 3개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김선형도 "감독님 지시로 준용이, 기훈이, 화이트도 1번을 본다. 벤치에서 조금 쉬고 들어가면 몰아치는 게 가능하더라"면서 "사실 몇 년 전에는 연속 5~6번 속공도 했는데 이제 3번하니까 힘이 들더라"고 웃었다.
1쿼터 김선형과 최준용이 동시 투입된다. 최준용이 1번을 보면 김선형은 2번으로 돌아선다. 대학 때 보여줬던 공격력을 마음껏 뽐낼 기회다.
김선형의 최근 공격력은 물이 올랐다. 4연승 시작점이었던 모비스전을 시작으로 7경기에서 평균 18.6점을 올렸다. 어시스트도 평균 5.4개다. 최준용이 없을 때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김선형은 "준용이가 확실히 리딩이 되니까 내가 2번으로 공격을 많이 보는 편이다. 1번으로 들어갈 때는 kt전 2쿼터처럼 찬스를 많이 보려 한다"면서 "준용이가 1번을 보면 체력적으로도 안배가 된다. 보조 리딩이 있다는 것 자체가 든든하다. 항상 혼자 1번을 보다가 가드가 둘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준용의 최근 7경기 어시스트는 평균 4개. 말 그대로 김선형의 부담을 덜어주는 최준용의 1번 변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