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살리는 빵 구워 사랑 전하는 교회

‘배고픈 사람은 누구든 찾을 수 있는 교회’ 꿈꾸는 의왕 새생명교회

신약성서에서 빵을 나누는 것은 생명, 즉 구원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배고픈 이에게 빵을 나눠주었던 예수처럼 생명을 살리는 빵을 구워 사랑을 전하는 교회가 있다.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새생명교회는 매주 목요일 새벽 예배가 끝난 후부터 빵을 굽기 시작한다. 제빵기능사를 포함한 성도들이 한 데 모여 능숙한 손놀림으로 밀가루 반죽을 틀에 담아 오븐에 굽고, 다 구워진 빵은 ‘행복한 빵’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 포장한다.


'행복한 빵' 스티커를 붙여 포장한 빵과(좌) 가정에 배급되는 빵 봉지(우).

이렇게 포장한 빵은 지역에 있는 노숙자 쉼터와 지역아동센터, 노인요양시설 등 16곳의 복지시설과 기초생활수급대상 220가정에 지원한다. 하루 동안 구워져 나온 빵만 적게는 천 5백 개에서 많게는 2천 개에 이른다.

11년 전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빵을 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교회 한 쪽을 아예 제빵실로 개조해 빵을 굽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행복한 빵’ 헌금과 서울식품에서 숙성 반죽 일부를 지원 받아 사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3년 전에는 사단법인 ‘나눔행복’ 복지재단도 설립했다.

새생명교회는 '행복한 빵' 사역을 위한 헌금을 교인들에게 자발적으로 받고 있다.

새생명교회 이오복 목사는 “교회가 지역을 끌어안고 지역을 섬기자는 의도에서 빵을 굽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언제든지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사실 처음에는 빵을 통해서 영혼을 전도하고 싶은 바람이 컸었다”며, “하지만 이제 전도보다는 주민들이 교회를 다니든 안다니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저 우리 교회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교회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목요일 아침마다 봉사자들은 빵을 받는 지역민들을 위해 기도한다.

보통 출석교인이 120여명인 새생명교회에서 매주 꾸준히 봉사하고 있는 성도들만 25명 정도. 교인의 20%가량이 주중 제빵사역에 함께 하고 있는 셈이다. 성도들은 제빵과 포장, 배급까지 총 세 개 영역에서 각각 봉사하고 있으며, 빵을 받고 좋아하는 주민들의 반응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매주 기초생활수급가정에 빵을 직접 배달하고 있는 이근희 권사는 “사회에서 많이 받은 것들을 이제는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몸을 못 움직이는 분들이나 소외된 분들이 조그마한 빵 하나에 감동하시면서 맛있게 드신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근희 권사는 매주 목요일마다 교회 주변 지역에 행복을 나누는 빵을 배달하고 있다.

교회는 앞으로 제빵실을 확대하고 방과 후 교실 등을 운영할 수 있는 복지관을 설립해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의 사명을 다 할 계획이다.

이오복 목사는 “배고픈 사람은 누구든지 교회에 찾아오면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빵을 굽는 목요일이 되면 어르신들이 교회에 찾아와 빵을 받아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배고픈 이들이 마음껏 찾을 수 있는 교회를 꿈꾸는 새생명교회 이근복 목사(맨 오른쪽)와 봉사하는 교인들.

배고픈 이들이 찾을 수 있는 교회, 굶주린 이들을 결코 모른 체 하지 않는 교회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양식’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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