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전경련에 날개는 있다? 없다?

해체할 경우 자산분배도 까다로워…축적된 자료 활용법도 같이 고민해야

- 4대 재벌 나간 전경련, 유명무실한 등대 없는 항구로 전락
- 차기 회장은 CJ 손경식 회장? 재계와 상관없는 공직자 출신 인물?
- 사단법인 전경련, 남은 자산을 회원사에 분배하는 방법도 까다로워
- 축적된 경제·기업 자료를 활용하는 연구기관으로 유지하는 방법도 거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02월 21일 (화)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

◇ 정관용> 현대차그룹이 오늘 전경련에서 탈퇴했습니다. 이로써 LG를 시작으로 삼성, SK, 현대차, 4대 그룹 모두 전경련을 탈퇴했어요. 전경련 정말 해체 순서를 밟게 되는 건지 그 의미는 어떤 걸까요. 재벌닷컴의 정선섭 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선섭> 안녕하세요.

◇ 정관용> 4대 그룹이 내놓은 회비가 전경련 전체 회비의 몇 퍼센트쯤 차지합니까?

◆ 정선섭> 한 70%가 좀 넘었죠. 2015년 기준입니다마는 한 490억 정도의 연간 회비였는데 그중에서 380억 원을, 4대 그룹의 계열사들이 한 40여 개가 가입돼 있는데 여기서 담당을 했다고 보면 되고요. 만약에 4대 그룹이 모두 다 회원을 탈퇴하게 될 경우에는 회비, 우선 재정적 문제 때문에 존립하기가 어렵게 됐죠.

◇ 4대 재벌 나간 전경련, 유명무실한 등대 없는 항구로 전락

◇ 정관용> 또 4대 그룹이 다 빠지면 나머지들도 서로 다 빠지는 거 아닙니까?

◆ 정선섭> 그렇죠. 그동안에 회비도 굉장히 많이 냈었던 또 전경련의 외연 확장에 크게 기여했던 공기업들도 이미 대부분 나가기로 돼 있다는 말이에요. 또 나갔거나. 그런 상황에서 4대 그룹이 빠지게 되면 또 재계의 본산이라는 게 전경련의 그동안에 내건 어떤 명분이었거든요. 그런데 4대 그룹이 빠진다면 사실상 전경련은 뭐라고 그럴까요. 등대 없는 항구 같은 그런 느낌을 주잖아요. 그러니까 재계의 대표자다, 이런 말조차도 사실 유명무실해진 거죠.

◇ 정관용> 정 대표 보시기에는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선섭> 4대 그룹이 모두 다 빠졌다. 이미 삼성에서 지난번에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빠지겠다 이렇게 얘기를 할 때부터 이미 전경련은 존립 근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번에 4대 그룹이 모두 다 빠지게 되면서 사실상 해체 이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차기 회장은 CJ 손경식 회장? 재계와 상관없는 공직자 출신?


◇ 정관용> 그런데 전경련은 24일 바로 내일모레인데 정기총회를 열어서 차기 회장을 뽑겠다 이러고 나섰는데 이건 뭡니까?

◆ 정선섭> 그것은 아마도 지금 해체를 당장 어떻게 선언을 하게 될 경우에 오는 여러 가지 내부적인 문제 이런 것들 때문 아닌가, 이렇게 보는데 이번에 차기 회장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분들을 보면 CJ그룹의 손경식 회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손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도 지내셨거든요. 그래서 아마 전경련 쪽에서는 그나마 뭘 붙들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계속 매달리는 것 같아요. 그러나 CJ에서도 선뜻 받을 수 없는 문제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선섭> 그러니까 아마 제가 보기에는 회장을 외부에서 아마 재계와 관계없는 사람, 거의 공직자 출신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아마 물색하는 것 같은데 저도 아마 제가 보기에는 좀 어렵지 않겠나 이렇게 봐요.

◇ 정관용> 회장을 못 뽑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 말씀이고. 만약 뽑는다고 하더라도 이게 해체하는 거, 정리하는 그 책임을 지게 되는 거 아닐까요?

◆ 정선섭> 그렇죠. 사실상 끝나가는 끝물에 더 계속 잔류하겠다 이거는 지금 전경련이 처한 상황과 상당히 배치되거든요. 전경련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자유시장 경제의 창달 이런 걸 내세웠고 건전한 국민 경제의 발전 이 두 가지를 핵심 슬로건으로 내세워서 출범을 했었는데 그동안에 걸어온 길들을 보면, 물론 재계의 본산으로서, 대표자로서 역할을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그 이후에 보여준 행보들을 보면 최근까지 상당히 정경유착,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그런 창구 역할을 많이 했다. 이렇게 되면서 오히려 전경련 때문에 대기업들의 이미지가 반기업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역할도 해버렸다는 말이에요. 최근에는 이데올로기가 있는 단체까지 지원하고. 또 무슨 권력과 연관되어 있는 미르, K스포츠재단이라든가 이런 데에 지원하게 되면서 전경련에 대한 사회적 또는 국민들의 이미지도 굉장히 안 좋기 때문에 어떤 다른 방식으로 변경을 하든지 해체를 하든지 둘 중에 선택해야 하는 그런 기로에 있는 거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사단법인 전경련, 남은 자산을 회원사에게 분배하는 방법도 까다로워

◇ 정관용> 전경련이 현재 법인 형태입니까, 어떤 형태입니까?

◆ 정선섭> 사단법인인데요. 법인에는 일반 기업법인이 있고 또 사단이나 재단법인 두 가지가 있는데 사단법인 형태로 돼 있죠. 회원사들, 사단법인이라는 것은 회원사들이 돈을 출연해서 설립된 거잖아요. 재단법인은 특정 단체에서 돈을 내서 그걸 설립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지금 쉽게 해체하기도 또 어려운 상황이에요.

왜 그런가 하면 사단법인의 경우에는 해체를 하게 되면 그 자산을 처리해야 되는 문제가 남아 있다는 말이에요. 자산처리 과정에서 회원사들에게 돌려줘야 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어떤 다른 방법으로 회원사들의 동의를 얻어서 이걸 유지하든지 둘 중에 택해야 하는데 이미 탈퇴선언을 했다면 회원사를 그만뒀다는 거거든요, 4대 그룹이.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남은 자산에 대한 정리 문제도 아마 회계상으로 어려운.

◇ 정관용> 복잡하네요. 일각에서는 싱크탱크식의 연구소 형태라는 식의 기능만 남기자 그런 얘기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될까요?

◆ 정선섭> 그것도 저는 가능한 방법이라고 봐요. 가능한 앞으로 수순이라고 보는데. 왜 그런가 하면 전경련의 경우에 그동안에 사실 1961년도에 설립이 돼서 반세기 동안 해 오면서 경제와 관련된 상당히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거든요. 그리고 또 내부적인 어떤 기업들과 관련된 여러 가지 해외 활동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해 오면서 상당히 많은 자료들이 축적돼 있는데 이것을 완전 해체를 하면서 그냥 공중분해를 한다든가 소실될 경우에 사실은 우리 그동안 누적돼 왔던. 우리가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뭐냐 하면 통계적인 누적이 별로 없다는 거예요. 그런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서 과거의 경험들을 앞으로 예측을 하는 데 이용하는 그런 사례들이 없었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전경련이 가진 그런 정보의 자산도 굉장히 크단 말이에요.

◇ 정관용> 그거는 계속 활용할 수 있는 게 좋다?

◆ 정선섭> 그걸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정선섭>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재벌닷컴에 정선섭 대표였습니다. 정말 자유시장 경제 그리고 건전한 국민 경제, 딱 여기에 필요한 자료들만 딱 활용하고요. 나머지 로비 기능, 이런 건 싹 없어지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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