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하나고 관계자들이 검찰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소청이 기각될 경우 앞으로 내부제보자의 설 자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나고에서 해직된 전경원(46) 교사는 학교 졸업식이 있던 지난 9일,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메시지에는 "선생님, 저 이번에 서울대 합격했습니다. 오늘 졸업식에서 얼굴 뵀으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아쉽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본 전 교사는 "제게 이렇게 연락을 준 게 학생 입장에서는 엄청 용기를 낸 거라는 걸 알기에 당연히 힘이 났다"며 "하지만 한편으론 어른들이 이런 모습밖에 보여줄 수 없나 하고 미안한 마음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를 비롯해 학생들의 격려 문자는 최근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선생님께 배우다 만 춘향전 꼭 이어서 배우고 싶어요"라거나 "전 항상 정의가 이길 것이라고 믿어요", "다음 학기엔 꼭 다시 오셔서 수업해주세요"라는 등의 내용이다.
전 교사가 하나고에서 지속적인 성적 조작과 합격생 바꿔치기로 입시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건 지난 2015년 8월.
그는 1년여 만에 학교 측으로부터 별안간 해임 통보를 받으면서 학생들과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쫓겨났다.
학교 측은 비밀엄수의무 위반이나 학생 인권 침해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해당 징계는 '보복성'이었다는 게 감사를 실시한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계 안팎의 판단이다.
이에 전 교사는 이후 징계 취소를 요구하며 교육부에 소청을 제기했고, 22일 심사가 열린 뒤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 교사는 소청이 혹여나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행정소송 등을 통해 복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정당하게 문제제기한 사람이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우리 학생들이 나향욱·우병우처럼 국민을 개돼지로 볼까 두렵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1년간의 수사 끝에 지난해 12월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 등 관련자 10명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나고가 위계를 사용해 특정 지원자를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였으나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서울교육청 역시 곧바로 항소하고 나섰다.
여기에 당시 사건을 맡았던 담당검사가 이른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라인'이었다는 의혹까지 알려지면서 수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 교사는 "이건 단순히 일개 교사가 단순히 학교와 싸우는 차원을 넘어 뒤에 어마어마한 거대 폭력조직과 싸우는 느낌"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김승유 이사장은 처음부터 자신이 검찰총장과 식사를 하는 사이라고 거론하며 내게 '조용히 학교를 떠나라'고 어깃장을 놓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니 교사와 학부모까지 이용해 나를 협박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