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효과에서 이어진 설기현 코치 선임

설기현 코치(왼쪽부터)와 울리 슈틸리케 감독, 그리고 차두리 전력분석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10월 이란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차두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A급 지도자 자격증이 없는 만큼 코치가 아닌 전력분석관으로 차두리를 합류시켰다.

분위기 반전 카드였다.

단순한 전력분석관이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도 원했다. 독일어가 가능한 덕분에 훈련 도중 슈틸리케 감독의 말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경질설까지 나돌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승리와 함께 일단 위기를 벗어났다. 최종예선 절반을 돈 상황에서 3승1무1패 승점 10점으로 이란(승점 11점)에 이은 2위였다.

그리고 차두리 효과는 설기현 코치 선임으로 이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던 신태용 코치가 11월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코치 한 자리가 빈 상태. 당초 외국인 코치를 선임한다는 복안을 세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설기현 성균관대 감독을 새 대표팀 코치로 선임했다. 풍부한 유럽 경험 등을 높게 샀다.

다만 뒷말도 많았다. 설기현 코치는 지도자 경험이 부족했다. 이미 프로팀 감독을 맡았던 신태용 전 수석코치, 또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려 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약한 카드라는 평가였다.

20일 휴가에서 돌아온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밝힌 설기현 코치 선임 배경에는 차두리 전력분석관의 긍정적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나와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는 장기간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연륜도 있다. 반면 차두리 분석관이나 새로 합류한 설기현 코치는 비교적 신세대로 경험은 적다"면서 "차두리 분석관의 합류로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 설기현 코치도 10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했고, 대표팀을 오래 하면서 누구보다 헌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원하는 역할도 차두리 전력분석관과 비슷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 분석관과 함께 선수들과 교류, 커뮤니케이션, 가교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면서 "코칭스태프 구성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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