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행 4명이 지휘조, 연막작전
- 北 통일전선부장 지시로 추정
- 엘리트 탈북자 망명 막는 의도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변상욱> 말레시이아 당국의 수사 발표 내용을 보시면서 드신 생각은 어떤 겁니까?
◇ 변상욱> 북한 국적 용의자 중에 가장 먼저 체포됐다고 하는 리정철. 들려오는 얘기들을 보면 노동자 신분이라고 하는데 비자는 말레이시아 비자가 있고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습니까? 어떻습니까?
◆ 안찬일> 그럴 수 없습니다. 이 리정철은 말씀하신 대로 외국인 노동자라고 신분이 돼 있고 아마 노동자 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지난해 8월에 입국한 걸로 보이는데 제가 볼 때는 이 사람이 아마 현장에 모든 걸 정찰하고 보고하는 그런 일종의 북한의 고정간첩 비슷하지 않았나 이렇게 보입니다. 왜냐하면 리정철은 나이가 많지도 않지만 지금 17살난 아들, 10살난 딸, 40대 와이프까지 온 가족이 말레이시아에 나와 있었다는 겁니다. 원래 말레이시아에는 북한의 광부들이나 노동자들이 300에서 500명 정도 나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다 집단합숙 생활을 하면서 가족은 단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리정철은 가족을 다 데려왔고 중산층이 사는 아파트에 살았고 승용차도 좋은 걸 굴리고 이런 걸 보면 이미 이 암살 작전이 오래 전에 기획됐고 스탠딩오더라고 이미 5년 전에 명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만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 나와서 고정적으로 포진하고 이 작전을 완벽하게 준비해 온 사람이 아닌가 그렇게 봅니다.
◇ 변상욱> 리정철 본인은 나는 사건 당일 공항에 가지도 않았다, 공항 CCTV에 찍히지도 않았다 이러면서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는 모양입니다.
◆ 안찬일> 그러나 그 사람은 공항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공항에 간 사람들은 평양에서 나온 통전부나 정찰총국, 문화교류국, 이런 사람들이 하는 거고 이 사람은 이미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서 모든 상황을 다 보고한 상태기 때문에 이 사람이 공항에 나타난다는 것 자체는 체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절대로 나타날 수가 없었을 겁니다.
◇ 변상욱> 자기는 그렇게 알리바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마 버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 안찬일> 그렇죠.
◇ 변상욱> 그런데 이렇게 북한에서 해외에 나가 일하는 노동자들은 가족하고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까?
◆ 안찬일> 그렇습니다. 노동자인 경우는 지금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시베리아라든지 중국이라든지 심지어 동남아, 쿠웨이트까지 나가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 치고 거기 책임자들마저도 가족은 한 명도 데리고 나갈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 가족을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외교관 내지는 무역일꾼. 그 다음에 리정철은 제가 고정간첩으로 평가합니다만 이런 사람들이 가족을 데리고 나갈 수 있고, 노동자 비자로 나가는 사람이 가족을 데리고 나가는 경우는 저는 한 명도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본인의 SNS 계정을 뒤져보니까 김일성종합대학 졸업하고 미국에서도 유학한 걸로 돼 있고 한데. 상당히 엘리트인데 이런 엘리트면 말레이시아에서 그냥 노동자일 것 같지는 않고 말이죠.
◆ 안찬일> 당연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는데 그것도 2010년에 졸업했다고 하는데 이 사람 나이가 47세 아닙니까? 그러면 40세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 이것은 사실 북한에서 군대 갔다 와도 아무리 나이 먹어도 한 34에는 대학을 졸업해야 정상입니다. 따라서 제가 볼 때는 그 사람이 페이스북이나 자기 SNS에 미국 유학이나 이런 걸. 물론 미국 유학 북한에도 90년대부터 고위간부 자제들은 몰래 조선족 비자로 보내기는 했습니다만 이 사람의 경우 경력 자체가 조금 위조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뭔가 그래도 수사에서 드러날 수도 있으니까 빨리 도망가버리면 되는데 왜 그냥 있다가 잡혔을까요?
◆ 안찬일> 제가 볼 때 아마 평양으로 이미 도착했다는 4명의 베테랑 공작원. 지휘조, 말하자면. 이 지휘조가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명의 희생양이 필요했는데 베트남 아가씨, 인도네시아 아가씨 그 다음에 리정철까지도 아마 철저하게 시간을 끌면서 그 사람들이 빨리 빠져나가는 작전에, 연막 작전에 동원됐기 때문에 이 사람은 체포당하리라 또 생각도 안 했고 아마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보당국이 이미 이 사람이 지난해 8월 입국한 이후부터 어느 정도 의심을 해 왔기 때문에 이 사람은 아주 자기가 방관하다가 체포된 것으로 그렇게 보입니다.
◇ 변상욱> 리정철을 체포하는 현장에 강철 북한대사가 나와 있는 게 목격됐다 이런 소식도 들렸거든요.
◆ 안찬일> 그 대사가 그 자리에 나와 있었다는 것도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인데 아마 나와서 이 사람과 의논을 하다가 이 장면에 말레이시아 경찰이 급습을 한 걸로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자체도 역시 이 사람이 대사를 상대할 노동자 비자를 가지고 나온 사람이 대사를 상대해서 뭘 의논한다든지 하는 것 자체가 이 사람의 비중이 대단히 높다. 이런 걸 보여주는 거고 아마 대사도 타이밍을 잘못 맞춰서 그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체포현장에서 카메라에 잡힌 것 같습니다.
◇ 변상욱> 공항 CCTV에 포착된 용의자들. 리지현, 리재남, 홍송학, 오종길,이미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만 이미 북한에 입국했다. 그런데 북한 입국한 걸 보니까 자카르타, 다시 두바이로 갔다가 그러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해서. 이게 일반적인 경로입니까?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 안찬일> 아닙니다. 굳이 그런 경로를 거칠 필요 없이 인도네시아에서 바로 베이징으로 날아갈 수도 있고 상하이로 날아갈 수도 있고 빠른 루트가 있음에도 이렇게 여러 공항을 거쳤다는 것 자체가 그들의 꼬리 자르기 작전이 아닌가. 심지어 블라디보스톡까지 가는데 4개, 3개 공항을 거쳤다는 것은 그 경로를 노출시키지 않아서 결국 이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물론 그것은 오랜 판단으로 다 들통이 납니다만 자신들이 평양에서 오지 않았다는 그런 루트 위장을 위해서 그렇게 뱅뱅 돌아서 간 걸로 보입니다.
◇ 변상욱> 그러면 그 4명 모두 북한의 공작원으로 보고 계시는 거군요.
◆ 안찬일> 저는 확신을 합니다. 그 사람들은 거기서 한 부서의 정찰총국의 부서가 아니라 노동당 통일전선도 거기서 또 문화교류국이라고 문화교류의 전통을 뿌리를 찾아가 보면 이게 97년에 이한영을 사살한 사회문화부. 그 소속의 뿌리가 바로 이 문화교류국 225국이라고 부릅니다만 이런 부서를 김영철이가 2009년에 정찰총국을 만들면서 데리고 갔었는데 다시 또 김양건 사망 이후에 김영철이 또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통합했던 일부 작전국이나 이런 문화교류국이나 베테랑 공작원들이 있는 부서를 다시 또 노동당 통일전선부로 데리고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베테랑 공작원들이 동원됐다. 그래서 저는 이 작전의 최고 지시관은 결국 통일전선부장인 김영철이라고 판단합니다.
◆ 안찬일> 그렇죠. 그래서 아마 2월 15일 밤에 김정은이 주석단에 나오는데 얼굴이 상당히 벌레 씹은 얼굴이다, 이렇게들 말합니다만 저도 김정은 얼굴 표정을 보고 딱 느끼는 것은 야, 이놈들이 시키는 일도 못해 이렇게 상당히 분노해 있는 표정도 느꼈는데. 어쨌든 그래도 행동조가 레귤러 공작원들이 한 명도 잡히지 않고, 물론 리정철은 체포되고 시간을 벌기 위해서 잡혔습니다만 나머지 평양에서 나간 사람들이 한 명도 잡히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성과라고 볼 수 있고 또 인도네시아 여성, 베트남 여성 이런 여성들인 경우 뭔가 형을 짧게 살고 나올 수 있다는 나름대로 계산됐지만 북한으로서는 안면몰수하고 저들은 다 빠지고 행동대원들이 체포되게 만드는 그런 기만적인 작전을 벌인 겁니다.
◇ 변상욱> 북한이 이렇게 자국 특수요원들을 어디에 보내서 공작하다가 들키고 실패하고 한 예들이 있습니까?
◆ 안찬일> 많지 않습니까. 잘 아시는 87년 칼기 폭파 당시 김현희가 독약 램프를 깨물었는데 실패해서 그 당시 옆에 있던 김승일은 제대로 깨물어서 김현희는 약이 잘 깨물어지지 않아서 실패했고. 또 83년 버마 랑군 테러 때도 그때 바로 경찰총국에 그 당시에는 경찰국이었지만 베트남 공작원 3명이 파견됐는데 2명이 체포되는 바람에 그 역시 북한 노출이 다 돼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니까 이번에는 아주 체포되는 사람만은 절대로 북한 국적이 아닌 사람으로 하기 위해서 애를 써서 청부살인 형태의 모양새를 갖췄습니다만 결국 꼬리가 밟히고 말았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북한과 관련해서 이렇게 전문적으로 연구를 하시거나 파고 드시는 입장에서는 안 소장님도 혹시 좀 신변에 위협이 있으실 것이 아닌가 걱정이 돼서 정부도 아마 신변안전주의 공지를 내보낸 것 같아요.
◆ 안찬일> 저도 5년 전부터 특별 신분보호대상자로 지금 협회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상당히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돼서 여러 가지 경호상 문제들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특히 한 가지 더 제가 언급드리는 바는 이번 김정남 암살은 최근에 태영호 공사가 망명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거기에서 엄청난 자극을 받고 누군가 하나 시범을 보이겠다, 그래서 누구를 하느냐.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침투해서 태영호 공사나 한다는 걸 우리 대한민국의 치안이 아주 잘 돼 있는 나라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꿩도 잡고 매 잡는 식으로.
◇ 변상욱> 외국에 나가 있는?
◆ 안찬일> 외국에 나가 있고 비교적 루트를 잘 알 수 있는 길목을 지키다가 김정남을 잡음으로써 나머지 엘리트 탈북자들 망명도 막아보자 그런 의도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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