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뉴 제압한 첸 "4회전 점프? 적응력이 관건"

"4대륙 선수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메달리스트. (왼쪽부터) 은메달 하뉴 유즈루, 금메달 네이선 첸, 동메달 우노 쇼마. (사진=노컷뉴스)
"이 자리에 있어서 너무 기쁘다."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점프 머신' 네이선 첸이 환한 미소를 보였다. 세계랭킹 1위 하뉴 유즈루(일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첸은 1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날 치러진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15.48점과 예술점수(PCS) 88.86점을 받아 204.34점을 기록한 첸은 쇼트프로그램(103.12점) 점수를 합한 총점 307.46점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17 미국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맛본 첸은 4대륙 선수권마저 석권하며 강자로 떠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던 첸은 이날 24명의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늦게 은반에 들어섰다.


첸은 첫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어진 쿼드러플 플립 점프 역시 깔끔했다. 이후 두 차례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하뉴(206.67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총점에서 3.75점 앞서며 정상에 등극했다.

대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첸은 "4대륙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며 "쇼트프로그램에서 생각보다 잘 안됐던 부분을 프리스케이팅에서 만회하려 했다. 이 자리에 있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첸은 미국피겨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실전에서 무려 7차례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성공한 주인공이다. 1년 뒤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는 몇 번의 쿼드러플 점프를 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따랐다. 이에 첸은 "점프를 몇 번이나 뛰느냐 하는 문제는 내 신체가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랐다"고 답했다.

마지막 주자가 주는 부담감도 상당했다. 특히 하뉴 다음의 순서는 더 그렇다. 첸에 앞서 연기를 펼친 하뉴는 연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찾은 많은 일본 팬들에 선물 공세를 받았다. 링크장에는 하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곰돌이 푸 인형이 넘쳐났다. 첸은 몸을 풀기 위해 은반에 들어섰지만 워낙 많은 선물이 쏟아진 탓에 연습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첸은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 주자라는 것이 그를 더 들뜨게 했다. 첸은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속한 그룹에 따라 받는 압박도 달라지지만 흥분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히고 "하뉴 선수는 항상 관중들에 좋은 반응을 끌어낸다. 그의 다음 차례에 경기에 나서 기뻤다. 푸 인형이 쏟아지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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