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는 19일 일본 삿포로 데이네 스키장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남자 대회전에서 1, 2차 합계 1분35초76으로 정상에 올랐다. 팀 동료 최보군(상무)이 1분36초44로 은메달을 따내 기쁨이 더했다.
경기 후 이상호는 "목표로 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 기분이 너무 좋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번 금메달로 이상호는 병역 혜택을 받아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상호는 "사실 병역 혜택은 부수적인 것이지만 선수 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웃었다.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첫 금메달이다. 이상호는 지난해 12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4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월드컵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이상호는 "알파인 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최초'를 계속 써나가고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FIS 월드컵 예선 탈락의 아픔을 훌훌 날렸다. 이상호는 "아무래도 지난주 대회 이후 부담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대회 실수는 그날 바로 깨끗이 잊었고, 아시안게임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날의 영광이 있기까지 도움을 준 분들을 잊지 않았다. 이상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상헌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와 호흡을 오래 맞춰 완벽해졌고, 신동빈 대한스키협회 회장님 취임 이후 지원도 늘어난 것이 좋은 성적을 낸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2관왕과 내년 평창올림픽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상호는 20일 열릴 회전 종목에 대해 "원래 회전 경기 성적이 더 좋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외신 기자가 평창올림픽 각오를 묻자 영어로 "변한 것은 없다"면서 "단 한 가지 목표는 1등, 골드 메달"이라고 답했다. 한국 스노보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상호의 눈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