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은 1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4.04점에 예술점수(PCS) 66.28점을 받아 130.32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이시형은 한 단계 성장했다. 17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종전 기록을 넘어서는 65.40점을 받아낸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총점 역시 195.72점을 받아 기존 최고점(174.28점)보다 21.44점을 끌어올렸다.
최고의 성적을 거둔 이시형은 함께 대회에 출전한 김진서(195.05점)와 이준형(187.58점)을 모두 넘어섰다.
아쉽게 클린을 놓치긴 했지만 이시형의 연기는 박수를 끌어낼 만큼 안정적이었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마친 그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까지 완벽히 소화했다.
트리플 루프-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점수를 확인한 이시형의 표정에는 미소가 만연했다. 그는 "연습이 잘 안돼서 긴장감을 안고 경기에 나섰지만 나쁘지 않게 한 것 같다"며 "다음에는 더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표현력이 많이 향상된 이시형이다. 그는 "표현력이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었다. 음악도 후반부가 신나는 곡이고 링크장은 나만의 무대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안무 연습을 받지 못하다가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한달가량 선생님과 연습했다. 그 부분이 많이 발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큰 국제대회 경험 역시 이시형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그는 "국제대회지만 한국에서 열렸고 팬들이 많이 응원해져서 국내대회같이 느껴졌다"면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보완할 점도 찾았다. 이시형은 "상위권에 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점프를 뛰어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갔지만 아직 부상 여파가 남아 꾸준히 연습을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집중적으로 연습에 매진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시형은 피겨 선수치고는 큰 키가 돋보인다. 고등학생에 불과하지만 키는 어느덧 182cm를 훌쩍 넘어섰다. 남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그에게는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시형은 "아직 성장판이 열려있어 계속 키가 계속 클 거라 얘기 들었는데 그 부분이 걱정이다. 키가 큰 것은 좋지만 점프에 영향을 끼치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자세를 낮춰서 해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따른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