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19시간 특검조사…최순실 의혹 끝까지 부인

비선실세 국정농단 비호 의혹, 특별감찰관실 와해 등 추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법꾸라지', '황제소환' 등의 수식어가 이름 석 자 앞에 붙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실세였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19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전날 오전 10시쯤 특검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4시 40분쯤 대치동 특검 사무실을 나와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면서도 최순실씨에게 인사청탁을 받았냐는 의혹에 대해선 "아니다"고 부인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방조·비호했는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이 이 전 감찰관 사퇴 뒤 감찰관실을 사실상 와해한 것 아닌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내 좌파 성향 공무원들을 불법 감찰한 뒤 인사에 개입해 한직으로 좌천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또 최씨가 우 전 수석이 재직 중이던 민정수석실에 경찰청장, 우리은행장, KT&G 사장 등의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문건의 사진 파일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을 아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민정수석의 업무가 내사를 통한 공직자 검증 등도 포함되는 만큼 직권남용 혐의 입증이 까다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최순실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모릅니다"라고 기존 답변을 고수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1차 수사 종료를 10일 앞둔 이날 우 전 수석에 대한 소환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검팀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특검의 우병우 수사가 미진하다면서 비판을 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 1월 하순부터 관련자를 소환조사하는 등 한 달가량 많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나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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