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에 광장 환호…'반올림'은 기념떡 돌려

"삼성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신화가 마침내 깨졌다"


18일 오후, 구속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포승줄에 묶인 채로 취재진 앞에 서 있는 모습 (사진=윤창원 기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17일 오전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18일 오후 포승줄에 묶인 채로 취재진 앞에 섰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삼성이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임을 시사한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넨 것을 비롯해 횡령 및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를 받고 있다.


79년 만에 삼성 총수가 '구속'된 것에, '적폐청산'을 바랐던 시민들은 환호했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탄핵 지연 어림없다!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및 특검 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제16차 범국민행동의 날'에서도, '이재용 구속'을 기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이자 '퇴진운동'의 법률팀장을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삼성재벌의 예비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 마침내, 삼성은 구속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졌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재벌의 특권과 반칙에 손을 들어주던 법원이 법 앞의 평등이라는 상식을 실현해냈다. 정경유착을 청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이 기필코 승리의 단초를 만들어내고 말았다.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지 않는 특검의 노력과 그 특검을 응원했던 바로 여러분의 힘이 우리의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을 요구하며 서초동 법원 앞 삼거리에서 천막농성을 제안한 인물이다. 변호사와 법학교수 등 200여 명이 집단 노숙농성을 벌인 것은 최초였다.

권영국 변호사(위)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곽형수 부지회장(아래)이 18일 오후 열린 16회 촛불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오마이TV 캡처)
삼성의 '무노조 신화'를 깬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도 무대에 올랐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곽형수 부지회장은 "2013년 노동조합을 만들고 바로 들어온 삼성의 노조탄압에 최종범, 염호석 두 열사는 죽음으로 항거했고, 삼성 서초동 본관 앞에서 800여 명이 넘는 조합원이 50여 일 간 노숙투쟁을 벌여온 결과, 무노조 경영을 깨고 임단협을 쟁취했다"고 밝혔다.

곽 부지회장은 "지난 79년 간 역사에서 여러 차례 수사 받아왔고 사회적 문제가 되었지만 삼성 총수들은 불구속이라는 신화를 써 왔다. 그야말로 법 위에 군림한다는 말,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을 증명하듯이. 그 말도 안 되는 두 번째 신화가 깨진 역사의 현장에 우리는 여기, 촛불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선출된 권력이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든 자본이든 국민 뜻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이젠 재벌도 알아야 한다"며 "공정사회를 방해하는, 세상의 모든 부를 독점하고자 하는 재벌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박근혜를 탄핵시킬 것이고, 잘못된 대한민국 재벌을 개혁해 바로잡을 것이다. 누구든 원하면 일할 수 있는 세상,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한 세상, 모든 사람이 남성 여성(이라는 이유)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 장애인들도 차별 받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 그때까지 이 촛불을 끄지 않고 그 길에 삼성전자서비스지회도 여러분과 같이 하겠다"고 전했다.

퇴진행동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이 반올림이 돌린 떡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오마이TV 캡처)
또, 이날 광장에서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이재용 구속을 기념해 축하떡을 돌리기도 했다. 오늘(18일) 16차 촛불집회 본대회 사회를 맡은 퇴진행동 김덕진 대외협력팀장은 "오늘 반올림은 이재용 구속 기념으로 떡을 돌렸다. 세상에 사람이 구속됐는데 떡을 돌리다니 너무나 당연하지 않느냐"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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