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최순실 아직도 몰라"…피의자로 특검 출석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아들 의경 꽃보직 의혹도 부인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근혜 정부 실세이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됐다.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다시 한번 강조해, 특검 조사에서도 직무유기 등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실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모릅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 때 "최순실씨를 현재도 모른다.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한 진술과 변함없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아들 의경 꽃보직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청탁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석수 전 대통령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했는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는지 등에는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만 답했다.


우 전 수석 소환은 지난해 11월 7일 횡령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 때 이후 3달 만이다.

당시 우 전 수석이 청사 안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고, 수사 검사들은 손을 가지런히 모은 모습으로 우 전 수석을 바라봐 '황제조사' 논란을 빚었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특검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을 알고도 묵인하는 등 직무유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미르, K스포츠재단에 대한 이석수 전 특감의 내사를 방해하기 위해 민정실 특별감찰반을 동원해 무력화를 시도했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도 있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 감찰한 뒤 인사에 개입해 한직으로 좌천시켰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국정농단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이 전 특감의 내사를 방해하려 했는지, 문체부 감찰과 인사개입 의혹이 사실인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특검법 2조 9호와 10호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방조·비호했다는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이석수 전 특감의 내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우 전 수석과 관련된 수많은 의혹들, 예를 들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수사 개입 의혹이나 변호사 재임시절 수임비리 및 탈세 의혹 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지난 1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돌입해 이석수 전 특감, 백방준 전 특감보, 차정현 특별감찰과장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또 우 전 수석의 지휘를 받아 활동했던 민정실 관계자들, 우 전 수석 아들을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선발한 백승석 경위 등 혐의와 관련된 이들을 여럿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우 전 수석의 비리 관련 수사자료와 그간 특검 수사자료, 관련자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우 전 수석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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