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北,, 김정남 비자금에 눈독 들이나?

김정남을 살해한 여성 용의자들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돼 이동하는 모습 (CCTV 캡처)
김정남의 생전 활동과 역할은 여전히 베일에 싸인 부분이 많지만 숙부 장성택으로부터 북한의 비자금을 받아 관리해왔고, 그 액수가 상당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바다.

김정남은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해외에 있던 장성택 자금의 대부분을 수중에 넣고, 대외 무기거래 등 각종 사업에 관여하면서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 적지 않은 활동자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김정남이 말레이시아를 자주 찾은 것도 장성택과 장성택 계열 사람들이 그 곳에 비자금을 두고 있고, 김정남이 그 자금을 관리해 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가 싱가포르에서 사업체를 간접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 도쿄신문 고미 요지(五味洋治) 편집위원이 김정남과 주고받은 150여통의 이메일과 대면 인터뷰에 바탕해 쓴 ‘안녕하십니까 김정남입니다’에는 김정남의 호화생활의 단면이 소개된다.


김정남의 중국 베이징의 고급 별장지 드래곤빌라에 주로 머물렀고, 중국 공안부가 경영하는 5성급 고급호텔 쿤룬호텔 내 한식당 신라의 단골손님이라는 일화 등이다.

우리 정보당국도 김정은 집권 이후 돈줄이 끊겼어도 김정남이 미리 준비해 둔 덕에 활동자금이 부족해 불편을 겪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남이 숨지기 직전 저가항공을 이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자금난에 시달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사건 당일인 13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마카오로 향하는 비행편은 오전 10시 50분에 출발 예정이던 한 편뿐이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 대북 소식통은 "유엔 안보리 제재로 돈줄이 말라버린 김정은이 김정남에게 비자금을 반납하고 북한으로 들어오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자 살해 위협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의 자금을 맡아 관리해줬거나 이 과정에 도움을 줬던 측근들을 뒤쫓으며 자금 추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그 규모나 김정남 사망 이후 회수 가능성, 회수 주체가 누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김정남이 주요 활동 무대였던 홍콩·마카오 등을 중심으로 차명계좌나 위장기업을 통한 자금 관리를 해왔다면 중국 당국의 협조 없이는 북한의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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