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더 스타' 신문은 17일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스파이들이 최근 20년 동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 공작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들 세 지역에서의 활동은 북한 외부 지역 중에서는 가장 큰 네트워크로 알려져 있다"며 이른바 RGB(Reconnaissance General Bureau·북한 정찰총국)로 불리는 이 스파이 조직이 북한의 비밀공작을 담당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고도로 훈련된 RGB 소속 공작원들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으로 들어올 때 주로 엔지니어나 기술 고문으로 위장하거나 식당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입국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북한 공작원은 특히 식당을 운영하면서 한국이나 일본의 정치인과 외교관, 기업인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이들은 북한의 보안 관련 부서 소속이고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이들이 운영하는 직물 공장도 있는데 특히 한 곳은 북한 식당 위층에 있어 RGB 사무소로도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RGB는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폭력조직과 연계해 마약 밀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신문은 한 정보통의 말을 인용해 "RGB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약 밀수에 관여하고 있다"며 "2003년도에는 선박을 이용해 125㎏ 상당의 헤로인을 말레이시아를 거쳐 호주로 가지고 들어가려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2000년대 초반에는 북한 공작원들이 말레이시아를 독가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금지된 화학품을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가지고 가는 우회로로 이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