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석 판사, 최순실 이어 이재용도 영장 발부

"법치주의와 원리원칙 평가…조용하고 차분한 성품"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를 결정한 한정석(40·사법연수원 31기) 영장전담판사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판사는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무려 7시간 넘게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했다. 지난달 18일 3시간 40분이 걸린 첫 영장심사의 두 배 수준이다. 대신,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은 1시간 만에 끝났다.

이 부회장의 영장심사가 7시간을 넘게 걸리자 법조계에서는 이례적이자 역대급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이날 한 판사는 오후 3시 30분쯤 20분간의 휴정을 제외하고 점심 식사도 하지 않고 심사에 임했다.

영장심사를 마치고 밤을 꼬박 샌 한 판사는 다음날인 17일 오전 5시30분쯤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박 사장에 대한 구속 영장은 기각했다.


한 판사는 영장실질심사부터 장장 19시간여에 걸친 장고 끝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품인 한 판사는 법치주의와 원리원칙에 따른 판결을 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사건처리에 있어서는 기록을 매우 세세하게 살펴본다는 평판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심사가 7시간 넘게 걸린 점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한 판사는 지난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를 마치고 지난 2005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대구지법 김천지원,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거쳤다. 지난 2015년부터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하고 있다.

영장전담은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이어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긴 뒤 지난 2016년 2월 인사 이후부터 다시 맡았다. 서울중앙지법에서 3명의 영장전담 판사 중 1명이다.

오는 20일부터는 법관 인사에 따라 제주지법 부장판사로 전보될 예정이다.

한 판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청구한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에 대해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최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와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포레카 지분 강요 혐의를 받은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최 씨의 딸 정유라(21) 씨에게 특혜를 준 혐의를 받은 남궁곤(56)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최경희(55) 전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의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기각한 바 있다. 정 씨의 '학사 비리' 수사와 관련해 영장 청구가 기각된 첫 사례였다.

한 판사는 당시 기각 사유에 대해 "입학 전형과 학사 관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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