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3년째 와병중인 가운데 삼성은 사상 처음으로 ‘총수부재 사태‘를 맞게 됐다.
미전실 대다수 팀장들도 서초동 사옥에서 밤을 지새웠고 커뮤니케이션팀 임원 2명과 미래 부-차장급 간부 직원 10명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들 모두 허탈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은 사상 초유의 총수구속 사태를 맞게 됐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 역시 수사를 받기는 했지만 불구속 상태였다.
따라서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계열사 CEO를 중심으로 이뤄지겠지만 M&A와 지배구조 개편, 대형 투자 등 굵직굵직한 경영현안들은 줄줄이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급한 불은 우리 시간으로 17일 밤 미국에서 진행될 하만 주주총회다.
우리나라의 해외 M&A 사상 최대규모인 9조원 짜리 거래이자, 삼성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전장사업을 위한 하만 인수가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또 특검수사 때문에 지난해 12월 1일에서 미뤄둔 사장단 인사도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당초 특검수사가 종료 되는대로 미래전략실 해체를 단행하기로 했었지만 이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자신이 직접 점검해 발표했고 다음달부터 시행하기로 한 ‘뉴삼성 인사제도 개편방안’도 표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투기자본 엘리엇의 주주제안으로 재점화된 지배구조 개편 등의 현안도 당초 약속대로 상반기 중에 결과를 내놓기로 했었지만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총수 구속이라는 폭탄을 맞은 삼성은 당분간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