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의 소행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범행이 이뤄진 시기와 장소 등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최고권력자인 동생에게 떠밀려 전 세계를 떠돌던 김정남이 백주대낮에 공항에서 독살된 사건 이후 용의자들이 속속 검거되고 있지만 의문은 되레 커지고 있다.
15일에 먼저 붙잡힌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은 엉뚱하게도 장난인 줄 알았다며 살해 의도를 부인했다.
그는 북한과의 관련성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저지른 뒤 경비가 삼엄해진 공항을 다시 찾아 붙잡혔는데 범행을 사주한 남성 4명의 도주를 돕기 위한 것인지 실제 이들에게 속은 것인지 의문이다.
또 16일 붙잡힌 또다른 여성과 남성 용의자는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 친구를 속여 살인을 저지르도록 했다는 것인데 북한 정찰총국 소속 '프로 암살범'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너무 많다.
암살을 CCTV가 많고 인파가 북적이는 공항 한복판에서 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범행 모습이나 암살범의 얼굴 등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작원들의 경우 그동안 집이나 복도, 엘리베이터 등 폐쇄된 공간에서 암살 시도를 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지나치게 대담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달아난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붙잡혀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지 않는 한 완벽하게 북한 소행임을 증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