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을 둘러싸고 흐르는 기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즉 구속전 피의자 심문이 길어지면서 삼성그룹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서초동 법원을 향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원인 미래전략실은 실장인 최지성 부회장과 차장인 장충기 사장, 각 팀장 등 전 임직원들이 이날 새벽 6시부터 출근해 하루종일 일손을 잡지 못한채 오후 늦게까지 전원 대기하고 있다.
최 부회장 등 수뇌부와 임원들은 서초동 삼성사옥 사무실에서 대기중이고 커뮤니케이션팀 소속 일부 임원들과 간부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이동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이 그룹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날이지만 삼성은 이날 아무런 공식반응도 내지 않은채 침묵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저마다의 정보채널을 가동하면서 영장실질 심사 결과 등에 대한 전망을 해 보지만 결과예측 등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삼성은 특검이 재청구한 구속영장에서 제시된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들이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산해외도피나 범죄수익은닉 등 새로운 죄명을 특검이 추가했지만 이는 모두 최순실 일가에 대한 승마 지원과정에서 발생한 용역계약이나 말 구입을 위한 송금 등에 대해 죄명을 새로 얹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스모킹 건을 특검이 새로 제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이다.
이재용 부회장측 변호인들은 이날 영장심사에서도 대통령에 대해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전혀 없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의 2번째 구속영장까지 피해나갈 경우 조직개혁과 인사,해외 M&A 등 그룹 현안들을 챙길 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영장 기각 이후 법원에 가해졌던 여론의 압박과 같은 상황이 영장전담 판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초래될 수 있고 이럴 경우 당장 17일로 예정된 9조원 짜리 미국 하만 인수 승인 주주총회 등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래저래 서초동 삼성 사옥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