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김정남이 독극물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고 숨지자, 북한은 14일 말레이시아 정부에 부검 전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
김정남은 북한의 선대 최고 권력 김정일과 첫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으로, '백두혈통'의 적통을 잇는 장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인물임에도 그의 피살과 관련해 북한이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남을 눈엣가시로 여겨 암살했기 때문에 북한이 그의 사망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김정남 암살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였다”면서 “암살 시도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도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이복형 김정남 제거를 명령했고, 북한 정찰총국 등은 이를 지상과제로 삼아 수년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의미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에 북한이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잘못을 했다면 이런 걸 발표할 리가 없다"면서 "그 전에 이한영 사건이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볼 때도 북측이 결코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한영 씨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이자 김정남의 어머니인 성혜림의 조카로 1982년 우리나라로 망명한 지 15년 만인 1997년 2월 15일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 복도에서 머리와 가슴에 각각 한 발씩 총을 맞고 사망했다.
현장에서는 북한제 권총에서 사용되는 탄피가 발견되는 등 북한의 소행이 확실시 됐으나 범인 검거에는 실패했다.
이후 공안당국은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테러 전문요원인 일명 '최순호 조'가 암살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시에도 북한은 이한영 사망과 관련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