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인들과 교민들은 적잖은 충격 속에 애써 평정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늦은 시간에도 공항 내 상점들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고 피살 장소로 알려진 곳에도 사람들이 태연히 오갔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택시기사인 피터(50)씨는 "북한의 주요 인물이 여기서 피살됐다는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날 사건이 일어난지 1시간 30분 뒤 공항에 갔었는데, 만일 좀 더 일찍 갔더라면 암살자들이 내 택시를 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지 교민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 모씨는 "그날 성당에 갔더니 신부님께서 대체 어떤 것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모를 정도로 믿을 수가 없다고 하시더라"면서 "교민들도 한국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요 인물의 사망 사건인만큼 현지 언론은 물론 외신들의 관심도 컸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은 늦은 시간까지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 병원과 가까운 인근 호텔에서는 인근 국가에서 파견된 기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15일 김정남의 시신을 7시간에 걸쳐 부검했다.
앞서 북한 측이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청한 상태여서 16일부터는 북한과 말레이시아 측이 시신 인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