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의 고민 "차우찬, 불펜 활용이 가장 좋은데…"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 (사진=노컷뉴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라운드별 투구수 제한 규정이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투구수 제한 규정 안에서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뒀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팀은 차우찬(LG)을 주목하고 있고 차우찬에게 큰 기대를 걸고있다.


차우찬의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차우찬은 KBO 리그에서 주로 선발투수를 맡았지만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내심 차우찬이 대표팀에서 중간계투를 맡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투구수 제한 규정 때문에 선발투수 다음으로 등판하는 투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WBC 1라운드에서 투수는 한경기에 최대 65개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선발투수가 5이닝을 채우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개수다.

만약 선발투수가 초반부터 난조를 보인다면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나 예상보다 빨리 첫번째 투수 교체를 해야한다. 그럴 경우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다. WBC에서는 이틀 연속 던진 투수는 반드시 하루를 쉬어야 하는 등 불펜투수에게도 투구수 제한 규정이 적용돼 불펜 자원을 무턱대고 기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발투수의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가 확실히 갖춰져야 한다. 경기 초반 고비가 찾아왔을 때 위기를 넘기고 불펜의 부담을 최소로 줄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 자리다.

김인식 감독은 '1+1' 카드의 1순위로 차우찬을 생각하고 있다. "차우찬이 불펜투수로 나가면 그게 가장 좋다. 중간에서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정상 궤도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대표팀 훈련 첫날이었던 13일 바로 불펜 피칭을 실시한 차우찬은 15일에도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 벌써 투구수를 100개까지 늘렸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는 "아무리 투구수 제한이 65개라 해도 선발투수라면 불펜에서 100개 이상은 던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선발 등판을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차우찬이 WBC에서 선발투수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김인식 감독은 이대은(경찰야구단)을 선발투수 자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대은은 아직 불펜 피칭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몸 상태를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단계다.

김인식 감독은 "차우찬이 선발을 맡을 수도 있고 중간으로 갈 수도 있다. 이대은이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차우찬은 오는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장원준(두산)과 장시환(kt)에 이어 세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장원준 다음으로 장시환이 등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인식 감독은 "장시환이 '1+1'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지 시험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맡아본 장시환은 불펜투수로 등판해 긴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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