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회도 '빈손'되나…여야 강 對 강 대치구도

바른정당, 野 입법연대 합류하나…행보 '관심'

자유한국당 정우택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2월 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맞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청문회 일정이 잡히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상임위원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재벌·정치·검찰·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구도 속 개혁 보수세력으로서의 입지 다서기에 나선 바른정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여·야 강 對 강 대치…일부 상임위 가동 중단

여야 지도부는 이른바 '환노위 사태'를 두고 15일에도 거센 비판을 주고 받았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환노위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청문회 안건을) 날치기 통과 시켰다"며 "야당독재, 독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응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런 일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전체 상임위를 올스톱 시키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라며 "개혁입법에 응하지 않고 싶었는데 이를 빌미로 삼은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국당의 보이콧 결정으로 이날 전체회의가 예정됐던 7개 상임위 가운데 2곳은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나머지 5곳은 한국당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채 반쪽으로 진행됐다. 한국당은 김정남 피살사건은 안보 관련 심각 사안인 만큼, 국방위와 정보위만 참석하겠다는 계획이다.


◇ 개혁입법 처리, 2월도 넘기나

이에 따라 야당 주도의 '개혁 입법' 드라이브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재벌개혁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 차원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등을 중점 처리할 계획이었다. 언론개혁과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여야 합의 없이는 법안 심사가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환노위를 둘러싼 갈등이 해소되더라도 향후 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재벌개혁을 미룰 수 없다며 국회의장 직권상정이라는 초강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된 법률안이 있다면 설사 해당 상임위 간사나 해당 상임위원 일부가 반대하더라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인 '여야 지도부 합의'가 이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한국당의 시각은 정반대다.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합의한 것일 뿐, 법안 처리가 합의된 건 아니"라며 "각론에 대한 의견도 차이도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바른정당, '野 입법연대' 합류할까…여야 대치 속 행보 '관심'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정당의 행보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른정당이 야당과 '입법 공조'를 본격화 할 경우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쟁점 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발동이 가능하다. 한국당과의 합의 없이도 일정 기간을 거쳐 법안 처리가 가능한 것이다. 바른정당은 '환노위 사태'를 두고 야권을 비판하면서도 상임위는 참석하면서 한국당과 선을 긋고 있다.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바른정당까지 합심하면 사실상 우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우리 당을 빼놓고도 거의 모든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바른정당은 내부적으로 최근 지지율 침체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개혁 이슈 선점 실패'를 꼽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야권과의 공조가 가시화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쟁점 법안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선거연령 18세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야권과 합의했지만, 공수처 설치나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당론을 확정짓진 못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아직 이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개혁입법 드라이브를 이어가려는 야권과 '패스트트랙' 압박에 민감한 한국당이 접점을 찾을 경우, 2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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