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돌고래는 '제2의 제돌이'가 될 수 있을까

일본서 수입한 돌고래 폐사 이후 방류 요구 봇물

제주 앞바다를 유영하는 '제돌이'의 모습.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제돌이는 지난 2013년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
◇ 수족관 벗어나 제주 앞바다 누비는 '제돌이'

비좁은 동물원 수족관에 갇혀 쇼를 하다 천신만고 끝에 방류됐던 제돌이는 현재 고향인 제주 앞바다를 원 없이 누비고 있다.

소규모이긴 하지만 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됐고, 먹이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암컷인 '춘삼이'와 '삼팔이'는 지난해 새끼를 낳았고, '태산이'와 '복순이'는 무리와 잘 어울리며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

제주 앞바다에서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는 이 돌고래들은 지난 2009년 불법 포획됐던 개체들이다.

사람의 손에 붙잡힌 돌고래들은 서울동물원 수족관으로 넘겨졌고, 4년여 동안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그러다 불법 포획 사실이 드러났고, 갖은 논란 끝에 야생 방류 결정이 내려졌다.

제돌이를 비롯한 3마리의 돌고래가 2013년 자연의 품으로 먼저 돌아갔고, 2015년 나머지 2마리도 방류됐다.

4년여 동안 방류 돌고래를 모니터링해온 핫핑크돌핀스는 5마리 모두가 완벽하게 야생에 적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수족관에 갇혀 있던 돌고래가 야생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제돌이가 보여줬다"며 "비인간 인격체로 불리는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둬두는 비윤리적 행태를 멈추고 방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일본산 돌고래 폐사 이후 방류 요구 봇물

울산 남구는 지난해 9월부터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 마을과 돌고래 수입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이 사실은 극비리에 부쳐졌다.

동물학대 논란을 의식한 남구가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안을 유지한 채 수입 계약을 마친 남구는 지난 9일 암컷 큰돌고래 2마리 수입을 전격 강행했다.

비난이 빗발쳤지만 남구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선택"이라며, 여론을 무시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돌고래 1마리가 돌연 폐사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동안 동물학대 문제를 제기해왔던 동물보호단체들은 ‘고래생태체험관’이 ‘고래학살체험관’으로 전락한 만큼 돌고래를 야생 방류해야 한다며 남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울산 남구의회 일부 의원들도 돌고래 방류 요구 행렬에 동참한 상태다.

돌고래 방류를 위한 인터넷 청원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한편 울산 남구청장과 남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할 방침이다.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에는 기존에 있던 돌고래 3마리와 최근 수입한 1마리 등 모두 4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 남구의 돌고래 수입 제동 걸릴 듯

이번 돌고래 폐사로 남구의 돌고래 수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남구에 돌고래 수입 허가 통보서를 보냈다.

이 문건에는 돌고래 수입을 허가하지만 '관리부실로 큰돌고래의 건강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규 수입 금지 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조건이 담겨있다.

환경부는 이 조건에 따라 앞으로 남구가 돌고래 추가 수입을 요청하면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6마리를 죽음으로 내몰고 나서야 남구의 돌고래 수입 정책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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