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호남선 탄 문재인…호남엔 러브콜, 북풍은 경계

선거인단 모집 첫날, 순회경선 첫 지역 찾아 대세론 굳히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야권의 뿌리인 호남을 방문했다. 지난 12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지 사흘 만에 전남 여수‧광양‧순천 등 호남을 다시 찾은 것이다.

지난 1월 1일 광주 무등산을 등반하며 새해를 열었던 문 전 대표는 지난 13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첫 지역방문지로 다시 호남을 선택했다.

문 전 대표의 이번 방문은 당 순회경선 첫 지역이자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기선을 제압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집토끼' 잡기에 나선 문 전 대표는 북한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한 냉정한 대응을 주문하며 '산토끼' 표심 관리에도 나섰다.

◇ "다시는 '호남홀대'라는 말 안 나오게 하겠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일찍 비행기를 타고 호남으로 이동해 전남 동부지역인 여수, 순천, 광양을 차례로 방문하며 호남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우선 지난달 큰 화재가 있었던 여수수산시장을 방문해 임시 시장 형태로 영업하고 있는 상인들을 위로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남도지사와 여수시장의 노력으로 시장 복구가 빨리 이뤄진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보험료나 교부세 등이 신속히 지원되도록 했는데 상인들이 용기를 내고 다시 일어서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여수엑스포 박람회장에서 열린 '동서창조포럼 간담회'에 참석해서는 "다시는 '호남홀대'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저는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하면 저는 총리부터 인사도 확실하게 탕평위주로 하겠다"며 호남 총리 기용을 시사 하기도 했다.

광양항만공사를 찾은 자리에서도 항만 물동량 현황 등을 보고받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후 7시에는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더불어 포럼 전남' 출범식 및 탄핵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탄핵촉구와 정권교체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문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호남에서의 우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호남을 중심으로 시작된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與, 안보에 철저하게 무능…정권교체 될 것"…북풍 일축

문재인 전 대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의 후폭풍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 전 대표는 정부에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대선정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여수수산시장 방문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안보상황이 아주 불안한데 또 국민들께서 걱정할 일이 생겼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잘 대처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북한의 돌발변수가 여권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북풍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전 대표는 "안보와 경제는 (이번 대선뿐만이 아니라 모든) 대선 때마다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지만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여권이 경제와 안보 모두에서 철저하게 실패하고 무능했다는 것"이라며 "(김정남 피살사건으로) 안보가 불안한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문재인의 대북구상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는 "일단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우리가 늘 전제하고 염두에 두면서 남북관계를 펼쳐나가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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