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압수수색, 국정농단 밝힌다" vs "특검, 보여주기 수사"

"朴, 도피한 최순실과 '대포폰'으로 127차례 연락"

박영수 특별검사.
박영수 특별검사 측이 15일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대포폰(차명폰)을 이용해 수 백차례의 전화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청와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을 불승인한 한광옥 비서실장과 박홍렬 경호실장 측은 특검이 '보여주기식' 수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 특검 "朴, 최순실과 '대포폰'으로 수백차례 전화통화"

특검 측 김대현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국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압수수색영장 집행 불승인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의 통화내역을 공개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씨 모두 일반적으로 범죄를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대포폰'을 이용해 최씨와 모두 590차례 통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씨가 독일로 도피한 지난해 9월 3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박 대통령과 127차례 통화했다. 이 기간 동안 최씨는 박 대통령과 직접 통화가 안 되자, 언니 최순득씨를 통해 윤전추 행정관의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어 박 대통령과 연락했다.

이 때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귀국하라'고 했다"는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진술도 특검은 확보했다.

청와대와 특검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특검 "국정농단 진실 밝혀야” vs 靑 "특검, 보여주기 수사"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사용한 대포폰을 압수하고 이들의 통화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 집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대포폰을 압수할 경우 두 사람이 국정농단 사태 대응을 위해 '작전'을 짜고, 최씨의 귀국 일정까지 논의했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이런 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청와대 경내에 존재한다는 확신이 있다"며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으면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 강경구 변호사는 특검이 '보여주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특검이 대면조사 등 다른 조사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국민들에게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압수수색에 집착한다는 논리다.

또 특검의 수사기간이 종료되면 검찰이 자료를 인계받아 계속 수사할 수 있는데, 특검만 청와대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대한민국은 삼권분립 체제"라며 "청와대 압수수색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을 소송으로 가져와서 법원에게 허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삼권분립이 아니다"고 말했다.

◇ 재판부, 이르면 오늘 결론

이에 대해 재판부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한 소송이 전례가 없는 만큼, 향후 사법체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현국 부장판사는 "이 판례가 이 사건 하나만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면서도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판례가 되기 때문에 숙고하고 고민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이르면 이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또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특검이 즉시 청와대를 압수수색할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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