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곽 교장은 전날인 14일 "서울시 교육청의 반대로 연구학교 지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수업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국정 역사 교과서를 활용해 역사 수업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곽 교장은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 요청 공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수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당연히 보내줄 것으로 생각한다. 보내주지 않으면 복사라도 해서 쓰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학교 망신을 교장이 나서 시킨다" vs "왜 반대하느냐" SNS 갑론을박
누리꾼들은 "구시대적 교육", "관리자의 갑질"이라며 지탄하는 의견과 "왜 반대하느냐"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jaew****'는 "학교 이름에 별로 안맞은 구시대적인 교육인가"라며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있느냐.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단 옛말과는 다르게 학교 망신을 교장이 나서서 시키는 학교"라고 일갈했다.
'kjyj***'는 "우리 나라는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냐 교장이냐"라며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지 누구인지도…. 다 관리자의 갑질에 끌려가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ksi6****'는 "교장선생 나리. 당신을 욕하는 사람이 무지 많다"며 "자랑스러우시겠다. 학생들도 우리 교장선생이란 작자가 국민들에게 엄청 욕 많이 먹는다고 자랑스러워 할 거다"라고 비꼬았다.
'jksh****'는 "교장이면 공무원인데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지 학생들을 선동하면 되냐"고 지적했다.
'ykim****'는 "그런 열정으로 바른 역사관과 사회가치관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교과서 선정이 교장 말 하나로 결정 된다면 저 학교도 정상적인 민주적 의사결정은 없는 곳이다"라고 비난했다.
'wan0****'는 "이게 우리 학교의 현실"이라며 "교사의 수업권은 없는 건가. 학생의 학습권도 없는 거냐. 이래서 교장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myji****'는 "왜 떼로 모여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욕까지 해대면서…. (교과서를) 동네 깡패들이 만든것도 아닐텐데 일단 지켜보고 아니면 아니겠지"라고 적었다.
'kjsw****'는 "좌경화된 교육현장에 한 줄기의 빛이 비춘다"며 "교장 선생님 같은 분들이 더 많이 나와서 이 땅의 교육 현장에 전교조와 같은 붉은 세력들이 괴멸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주장했다.
◇ 시교육청, 연구학교 지정 공문 발송 안 해…교육부, 부교재 가능 시사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특성화고등학교다.
앞서 지난 9일,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연구학교 지정 관련 공문을 발송하지 않는 시교육청에 전달을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가 선정 심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지정할 수 없으니, 이 에 따라 공문도 발송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서울시를 포함한 6곳은 교육부에서 하달된 연구학교 신청 공문을 일선 학교에 전달하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는 15일, 연구학교에 지정되지 않은 학교라도 요구가 있을 경우 역사교과서를 발송해 부교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희망하지만 서울교육청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사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기에 주교재인 검정교과서에 부교재로 국정교과서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곽 교장이 유명해진 이유? 토론회 하자고선…
지난 7일, 이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종업식과 함께 탄핵정국에 대한 곽일천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과의 토론회가 진행됐다"는 내용과 영상, 사진이 게재됐다.
토론이라고 소개된 것과 달리, 공개된 1시간 6분가량의 영상에는 곽 교장이 마이크를 잡고 국가정체성, 이념 등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50분 23초가 되어서야 곽 교장은 "내 의견과 다른 사람이 있다면 두 세 사람 질문받고 마치겠다"고 말한다.
한 학생이 "법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 태블릿PC 속 연설문 내용과 박 대통령 실제 연설이 어떻게 일치했느냐"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에 곽 교장은 "내가 설명이 부족했다"며 "법적인 절차가 부족하다는 건 '탄핵 사건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으로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유무죄 여부를 가리느라 더 엄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 사람이 죄가 있다는 것이 명확할 때 탄핵된다. 근데 지금은 그런 과정이 생략되고 지금은 빨리 끝내야 한다는 정치적인 판단으로 된다는…. 그거 하나로만 봐도 정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곽 교장은 또 "근데 태블릿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입수하는 과정과 이런 쓰레기통에서 건졌다 뭐했다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고 이걸 밝혀달라는 피고 측의 주장도 (재판부가) 밝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설문에 대해서는 "일반 시민의 눈으로 볼 때 어떠냐고 의견 물었던 걸 국정농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탄핵이 퇴임 다 되어가는 시점에 하는 이유가 뭐냐는 교장 말씀은 모순됐다"며 "우리더러 정의롭게 살라, 진실된 걸 알라고 하는데, 우리는 탄핵이 진실,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다른 학생은 "국정농단이 일어난 데 대해서 여타의 증거들도 나와 그들의 범죄가 밝혀졌다. 근데 (교장께서) 태블릿PC에 굳이 그렇게 주목하는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11주동안 촛불시위에 나갔다는 한 학생은 "교장께서는 '좌파 논리'에 대해서만 반박을 하셨다. 그럼 태블릿PC를 조작했다고 고소한 보수집회의 주장은 옳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곽 교장은 "태블릿PC에 있던 파일이 아니다. JTBC에 있던 파일을 태블릿PC에 넣은 것이다"라며 "입수 경위에 대해 여러 신문사의 기사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학생은 "교장 선생님은 학교의 장이다. 선생님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선생님은 우익이다"라고 말해 다른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에 곽 교장은 "이렇게 생각할까봐 질문하라고 한 거다"라며 "무엇이 진실인지 여러분이 따져보고 판단하라는 게 첫 번째 주장이다. 생각이 다를 때 따를 것은 국민 여론이 아니라 법치주의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