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非文계 지원받아 文턱 넘을까

비문계 "안희정의 탈이념‧중도개혁노선, 긍정적"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황진환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 속 일방적으로 흐를 것 같았던 경선이 안 지사의 급부상으로 역동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경선 캠프 합류나 후보 공개지지 등에 거리를 둬 온 당내 비문(비문재인계) 의원들이 '안희정 대안론'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지지입장 표명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 안희정 측 "지지율 급상승 후 의원들 지원의사 타진빈도 높아져"

(사진=황진환 기자)
지난 10일, 여론조사업체 갤럽의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결과가 나온 뒤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안희정 바람'이 단연 화제였다.

사드 배치 문제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과 대연정 등 '전통적 야권'의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에도 안 지사의 지지율이 일주일 사이에 9%포인트 상승한 19%를 기록하며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이를 22%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좁혔고, 민주당 지지층(13→20%)은 물론 호남(9→20%)에서까지 지지율이 오른 것이 화제가 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문 전 대표에게 마음을 주지 못했던 비문 의원들이나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이 안희정 약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중 일부는 안 지사 측에 지원의사를 타진해오기도 했다.


안 지사를 돕고 있는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른바 비문 진영 의원 중 일부가 안 지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백 의원은 다만 "경선캠프는 실무자 위주로 꾸리고, (의원들을 경선캠프에 참여시키며) 당을 쪼개지게 만드는 '의원 줄 세우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안 지사를 돕고 싶다면 '000가 안희정을 지지한다'는 의사표시 정도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를 돕고 있는 서갑원 전 의원도 "수도권 충청권 의원, 중도 성향이나 비문계 의원 등이 안 지사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며 "지역구에 자신이 안 지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자신의 지역 조직을 통해 돕겠다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비문계 "안희정, 상당히 우호적으로 평가"…집단적 지지입장 표명은 미지수

비문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안희정 지사에 대한 지원을 결정할지도 관심사다.

이들은 일단 지금까지 안 지사가 보여 왔던 중도‧실용노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 비문 의원은 "안 지사가 최근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중도개혁적인 쪽으로 (노선을) 전환하지 않았나"라며 "(안 지사가) 탈 이념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의원들이 안 지사를 상당히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비문 의원은 "제3지대가 아니고 당내에서 (특정 후보와 함께) 한다면 현 단계에서는 안 지사가 구상하는 나라가 우리가 생각하는 나라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자기가 잘못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사과할 수 있는 신뢰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은데 안 지사는 그런 신뢰가 있는 사람"이라며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은 없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안 지사이기 때문에 현재 정치적 상황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안 지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문 의원 20여명은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의 16~21일 독일 방문을 앞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도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정국 인식을 공유했다.

이언주 의원은 만찬 참석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특정후보에게 (우리가) 힘을 실어주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안희정 지사에 대한 민심이 호의적이라는 이야기는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비문 의원들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김 전 대표가 안 지사에 대해 여러 차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어, 이들이 안 지사에 대한 집단 지원을 결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민주당 경선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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