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넷마블은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 직원 확대시행 등을 담은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넷마블컴퍼니 계열사 전체에 의무 실시키로 결정한데 이어 13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어,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하는 근무환경에서 어떻게 개선안을 적용해 나갈 것인지 상세 계획을 밝혔다.
향후 넷마블의 라이브 게임 정기 업데이트는 심야에 진행하지 않는다. 심야 업데이트 금지는 당장 가능한 게임부터 먼저 시행하며, 한 달 간의 조정 기간을 통해 실제 적용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고 한 달 후부터는 모든 게임에 적용할 방침이다.
업무분배는 적극적인 인원 충원으로 해결한다. 업무가 집중되는 인재들의 업무분담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당장 충원이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야근이나 주말 근무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대체휴가 부여, 근무시간 조정 등 탄력근무제로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일하는 문화 개선 정착에 따른 업데이트 및 게임 론칭 일정 지연도 감수한다.
권영식 대표는 "단기적으로 일정지연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일하는 문화개선이 잘 정착되면 장기적으로는 우수인재 영입, 업무 분산, 직원 만족도 제고 등의 선순환으로 궁극적으로 넷마블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마블은 개선안 정착 및 지속적인 시행을 위해 매월 각 사 현황을 경영포럼을 통해 공유 점검하고, 시행 한 달 후에는 개선 사례 및 문제점을 공유하는 전사 리더 대상 워크샵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권영식 대표는 "지난 2년 간의 조직문화 개선 캠페인 및 각 사의 개선활동을 통해, 일하는 문화를 많이 개선했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조직이 존재한다.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하는 업의 특성이라는 현실적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장벽과 마주하고 있으나, 이러한 장벽마저도 넘기 위해서 회사는 큰 용기를 내어 실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창의적인 직장 환경 변화와 24시간 일하는 게임업, 개발자 등 전문가 집단 중심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과거 '개발식 문화'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는 것에 대한 내부 성찰로 보인다. 지난해 불거진 잇단 자살과 돌연사도 채찍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월부터 고용노동부가 게임 등 IT 업종 100여곳을 대상으로 '철야 근무'와 같은 장시간 근로 등 노동관계법 위반혐의로 기획 감독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심야까지 사옥에 불을 환하게 밝혀 '구로의 등대'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넷마블이 이에 앞서 이미지 쇄신 의지가 담겨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 관계자에 따르면 시행 첫 날인 13일 서울 구로에 위치한 본사에서는 퇴근시간에 맞춰 수 천 명의 직원들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잔업을 위한 야근이나 특근을 줄이면 IT 업계에 만연한 '잔업수당 퉁치기' 등의 편법이 줄어 회사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지만 본질적으로 직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그것으로 인한 게임 등 고객 서비스 관리 우려는 회사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