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재소환, 삼성 초긴장속 침묵모드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대가성 특혜지원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달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재소환됨에 따라 삼성그룹은 다시 초긴장 상태에 빠졌지만 어떤 입장도 내지 않은채 침묵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은 13일 '일손을 놓은채 뒤숭숭한 상태'로 다시 빠져 들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의 1차 소환조사를 받은 지난달 12일과 영장실질 심사 참석전에 특검에 출두했던 18일에 이어 세 번째다.

삼성그룹은 이렇게 초긴장 상태에 빠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외부적으로는 조용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특검 재소환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래전략실 차장인 장충기 사장이 전날 특검에 소환되고 이재용 부회장이 소환된 13일 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전무 등이 동시에 특검에 소환된데 대해 부담스러운 눈치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 등의 대질심문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생각치 못한 진술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 임직원들은 특검 사무실이 있는 대치동으로 대거 몰려가 특검 사무실 주변 분위기와 보도동향 등을 탐문하고 있다.

삼성은 이날 이 부회장의 재소환에 대해 입장표명을 자제하면서도 언론에 보도되는 삼성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이제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드로 돌아섰다.

삼성은 13일자 조간신문 가판이 나온 12일 저녁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입장'이라는 이름의 자료를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순환출자 해소과정에서 공정위가 청와대의 외압을 받고 삼성에 특혜를 줬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천만주 매각 대신 500만주로 줄여주는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합병직후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여기다 KCC 보유지분까지 합하면 절반을 넘기 때문에 1천만주를 팔건, 5백만주를 팔건 특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최순실 일가를 지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성안 과정에 로비가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실무차원에서 문의한 적은 있지만 금융위가 부정적이어서 포기한적이 있다며 로비의혹도 부인했다.

삼성은 이날 조사에서도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지원은 전경련의 관행이었고 최순실 일가에 대한 직접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는 자신들의 입장이 받아들여 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영장 재청구가 없기를 기대하지만 특검측이 지난달 영장기각 이후 재청구를 검토한다고 밝혀온데다 그동안 추가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재청구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12일 1차 소환때보다 삼성그룹 안팎의 긴장이 한층 더한 이유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