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유희관 "'판타스틱4' 일원이라 뿌듯"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피가 차려진 호주에서 구슬땀을 흘릭 있는 투수 유희관이 철저한 자기관리를 토대로 2017시즌에도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의 유희관은 KBO 리그 선발 투수에서도 가장 느린 공을 던지면서도 강력한 좌완 투수로 손꼽힌다. 구속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구를 펼치지 않지만 정교한 컨트롤로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그의 투구는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활약은 대단했다. 30경기에 등판해 185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과 함께 '판타스틱4'를 구축해 70승을 합작하며 두산 마운드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유희관이다.

두산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에서 2017시즌 개막에 맞춰 담금질에 열을 올리고 있는 유희관은 13일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눈부셨던 지난해를 돌아봤다. 그는 "통합우승을 맛봤고 '판타스틱4'라는 별칭도 얻었다. 그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과 KBO 리그 기록(선발 4명 15승 이상)을 함께 만들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밝혔다.

성적이 따라오니 야구의 참맛도 느꼈던 유희관이다. 그는 "지난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계속해서 이겼다. 야구를 즐겁게 했다"며 "팬들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지 않았나 싶다. 하루하루가 그저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함 역시 유희관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으로 로테이션을 거를 때에도 유희관을 우직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그만큼 철저하게 자기 관리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유희관은 "운동을 덜 하면 금발 살이 찌는 체질이라 식단 관리를 철저히 했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각별히 신경 써줬다"며 "'다치지 말고, 로테이션을 거르지 말자'는 생각을 개막 직전까지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2017시즌에 임하는 두산. 9개 구단의 도전도 거셀 전망이다. 유희관은 그중에서도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를 경계했다. 그는 "LG의 전력이 가장 좋지 않나 싶다. LG 선수들이 '두산을 이겨야 한다"고 밝힌 기사도 접했고 '어메이징4'라는 별칭도 붙었다"면서 "서울 라이벌 팀이 이런 선발진으로 맞붙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만나면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유희관은 개인적인 목표도 설정했다. 팀 우승과 더불어 자기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달성할 수 있는 200이닝이 그 목표다. 그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부상 없이 한국에 돌아간다면 작년 못지않은 성적으로 통합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200이닝은 선발 투수로서 은퇴하기 전까지 꼭 이뤄보고 싶은 가장 큰 소망이다. 그 고지에 올라선다는 건 부상 없이 꾸준하다는 것을 뜻한다. 올 시즌 200이닝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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